벤처캐피탈 IPO 명암
사라진 상장 후광, 밸류에이션 욕심 과했나
③ 시장 침체속 상장 VC 인기 ‘시들’…후폭풍 이어질까

[편집자 주] 벤처캐피탈이 국내 증시에 입성한지 30년째를 맞고 있다. 벤처캐피탈은 다양한 정책 지원속에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속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부진까지 겹치며 ‘벤처캐피탈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각 하우스별 운용성과와 펀드 운용 자산규모(AUM), 특화된 운용전략, 핵심 투자인력 등을 중심으로 각 벤처캐피탈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상장 당시 침체된 유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대보다 낮은 공모가격 산정도 소용 없었다.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중·대형 벤처캐피탈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모양새다.


◆ 나우아이비·SV인베스트·린드먼아시아, 상장이후 동반 하락세


나우아이비캐피탈은 지난 10월 4일 증시 입성 당시 공모가(8500원)를 뛰어넘는 93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이내 주가하락의 늪에 빠졌다. 당일 종가가 22.80% 하락한 7180원에 마감한데 이어 지금까지 총 29거래일 동안 공모가의 절반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4일도 전날보다 0.67% 하락한 4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산정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30배)이하인 26.51배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나름 성공적인 등장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벤처캐피탈 업종에 대한 저평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이하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의 종가는 각각 5140원, 3485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PER 36배를 적용받으며 밴드 상단을 넘어선 공모가(6500원)를 기록했던 린드먼아시아는 상장 첫날 1만6900원을 기록했다가 이내 공모가 이하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


히트작인 방탄소년단 투자 성과로 주목받았던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공모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당시 공모가(7000원)기준 1863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절반인 900억원 초반으로 급감했다.

◆거품꺼진 VC 밸류에이션, 후발주자 해법있나



증권업계는 벤처캐피탈 업종의 주가 하락에 대해 과도했던 성장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년전 DSC인베스트먼트TS인베스트먼트는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 활성화 정책의 수혜를 받으며 상장에 성공, 벤처캐피탈 상장 붐을 이끌었다. 2016년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DSC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 투자에 강점을 가진 소형 벤처캐피탈이었지만 약 75억원을 공모했다. 상장이후 주가도 2~3배까지 높아지며 승승장구했다. 세컨더리와 바이아웃펀드 투자에 강점을 지닌 TS인베스트먼트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시기 상장하면서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당시에도 벤처캐피탈 기업가치가 고평가 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모태펀드 추가 조성 등으로 관리자산과 운용보수의 증가가 이어진 덕에 무려 30배에 달하는 PER을 기록했다. 이후 운용자산(AUM) 규모를 가리지 않고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벤처캐피탈의 상장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벤처캐피탈 업종 전반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고 있다. 밸류에이션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가하락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벤처캐피탈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성공과 회수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투자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후발 벤처캐피탈이 이 같은 영향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펀드규모나 실적과 상관없이 묻지마식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아주IB투자는 다른 벤처캐피탈과 달리 매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모가 밴드 하단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이 때문에 다른 중소형 벤처캐피탈은 상장일정을 최대한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로 꼽히는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LB인베스트먼트 등도 전략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의 잇따른 상장 추진으로 각사별 펀드 운용방식과 위험부담 해소 능력 등에 대한 차별화 가 이뤄지고 있다”며 “정책적 수혜보다 안정적 펀드 운용 역량과 다양한 수익 창출 등으로 상장기업으로서의 내재적 가치를 갖췄는지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상장 시장내 흥행을 이끄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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