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회사채 금리밴드 상단 '30bp' 승부수
건설채 투심 위축에도 2월 대비 밴드 상단 낮춰…최대 2400억원 목표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6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사옥 (제공=현대건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현대건설(AA-/안정적)이 내달 회사채 발행액 규모를 최대 2400억원(신고금액 1200억원) 규모로 확정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발행 당시 금리밴드 상단을 개별민평 대비 +50bp(1bp=0.01%포인트)로 제시한 것과 달리, 이번 밴드 상단은 +30bp로 낮췄다. 건설채 투심 위축을 의식해 조심스럽게 사전 태핑(수요조사)을 진행했던 현대건설이 태핑 이후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28일 총 12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렌치는 ▲2년물(600억원)·3년물(600억원) ▲2년물(700억원)·3년물(500억원)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조율 중이다.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4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놨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반년만이다. 당시 15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 총 3200억원 수준의 매수주문을 확보, 발행액을 170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현대건설의 증액 목표치는 최대 3000억원 규모였지만, 매수주문 상당 물량이 개별민평금리를 훌쩍 웃도는 금리 수준에 몰리면서 증액 규모를 조절한 것이었다. 최종 발행조건은 현대건설의 개별민평금리 대비 3~10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번 발행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금리밴드다. 현대건설은 이번 2년물과 3년물의 공모희망금리밴드를 각각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 구간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발행 당시 희망금리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50bp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해 밴드 상단이 20bp나 줄어든 것이다.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건설채 기피 현상이 지속됐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밴드 설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이달 초 태핑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시장 수요가 있을지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며 "대표주관사를 6곳이나 둔 것도 일종의 불안감이 반영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핑 이후 나름 수요가 충분하다고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IB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SK에코플랜트가 공모조달을 흥행으로 마치긴 했지만 확정금리는 만기별로 개별민평금리보다 50bp 안팎 높게 결정됐다"며 "현대건설의 시장지위나 신용등급이 여타 건설사들과 차별되긴 하지만, 건설사 전반에 대한 투심이 비우호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 친화적인 밴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메리트도 낮은 데다가 수요도 빠듯해 증액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현대건설의 수요예측은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심 변화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 본부장은 "상반기 회사채 시장의 호황 속에서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던 건설사들이 하반기 들어 조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건설의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나서 나머지 건설사들도 뒤이어 공모조달에 도전하거나 차선책을 찾는 등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