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신고서 실수' 만회…현대오일뱅크 사모채 주선
5년물 4.34%로 300억원 조달…'AAA' 등급민평 수준, 낮은 금리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KB증권이 지난 6월 HD현대오일뱅크의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오기재로 인한 발행 물량 철회 실수를 만회했다. 당시 발행이 취소된 자금을 KB증권이 5년물 사모채로 대체해 주선하면서다. 발행금액은 300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금리가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급 민평금리 수준으로 낮게 책정돼 HD현대오일뱅크로서도 나쁘지 않은 조건을 누리게 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전날 300억원 규모로 5년 만기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34%로 책정됐다.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맡았다.


자금 용도는 차환이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지난달 만기도래한 회사채 규모가 1900억원이었고 이에 앞서 공모채 발행으로 차환 조달한 자금이 1500억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모채 발행이 지난 6월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 조달금액을 2000억원으로 증액하려다가 500억원이 발행 취소된 데 따른 후속 조달 성격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3년물(400억원) ▲5년물(400억원) ▲7년물(2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총 875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HD현대오일뱅크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800억원, 7년물 500억원 등 2000억원으로 발행액 증액을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각각 연 4.248%, 연 4.446%, 연 4.652%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투자설명서 공시 과정에서 7년물 금리를 연 4.652%가 아닌 연 4.649%로 잘못 기재해 500억원 규모의 7년물 발행이 철회됐다. 당시 주관사단 가운데 공시 주관을 맡은 곳이 KB증권이었다. KB증권으로서는 당시 취소됐던 조달을 이번 사모채 주선으로 재개시키면서 실수를 만회하게 된 셈이다. 이번 사모채 주관업무를 KB증권이 맡았던 것도 이같은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달 전 철회된 발행조건과 비교해 보면 만기는 7년에서 5년으로 줄고, 금액도 5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발행금리가 연 4.34%로 당시 5년물 금리보다 낮게 책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지난 1분기 말 기준 7000억원을 웃도는 등 자금 여력이 넉넉한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달 규모가 소폭 줄더라도 발행금리가 낮아진 것이 HD현대오일뱅크로서도 더 유리한 조건이라는 평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5년물 금리가 연 4.34%라는 것은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급 발행사의 등급민평금리 수준"이라며 "한 차례 실수로 고객사와 금이 갈 뻔했지만 KB증권이 두드러지게 좋은 조건으로 후속 조달을 지원하면서 실수를 만회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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