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흥행' 시지트로닉스, FI 얼마벌까?
각 단계별로 VC 다수 참여, 총 215억 투자...코오롱인베스트·아주IB 멀티플 3배↑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4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전력반도체 제조업체 '시지트로닉스'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가액이 희망밴드 최상단을 크게 웃돌았다. 이 회사에 총 215억원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도 투자회수(엑시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지트로닉스'는 지난 18~19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액을 주당 2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회사가 제시한 밴드는 1만8000~2만원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1773곳 기관 중 1643곳이 2만5000원 이상의 가격을 적어내 공모가액이 밴드 최상단보다 25% 높게 책정됐다.


시지트로닉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 92만7000주를 포함, 총 450만6250주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발행 주식수에 확정된 공모가액(2만5000원)을 반영하면 시지트로닉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112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투심이 반응한다면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이보다 커질 수 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시지트로닉스에 투자한 FI들의 엑시트 성과도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지난 2014년부터 9차례에 걸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FI로부터 총 2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의 2대 주주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상장 후 12.76%), 3대 주주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10.19%)다.


벤처캐피탈 중 가장 뛰어난 투자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다. 코오롱인베스트는 지난 2017년 10월 '소재부품 투자펀드 2014-2호'를 통해 20억원을 투자, RCPS 26만6660주(액면분할 반영)를 취득했다. 이 주식수에 공모가액(2만5000원)을 반영하면 지분 가치는 약 6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배수(멀티플) 3.4배에 이르는 성과다.


'아주IB투자'도 3배 내외의 멀티플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7년 '중소벤처 해외진출 지원펀드'를 활용해 10억원의 자금을 집행해 RCPS 13만3330주를 확보했다. 주당 가격은 7만5000원이다. 이후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재 10만2080주를 보유하고 있다. 잔여 주식의 가치는 공모가 기준 약 26억원으로 산출된다.


시지트로닉스가 상장하면 두 펀드는 발빠른 엑시트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 기간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소재부품' 펀드는 2014년 10월 결성됐으며 오는 10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아주 중소벤처 해외진출' 펀드(2015년 8월 결성)는 다음달 만기를 맞는다. 두 펀드는 보유 지분 전량에 보호예수(락업)를 걸지 않았다.


후기 단계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회수 성과도 멀티플 2배를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인베스트는 다른 펀드를 활용해 두 번에 걸쳐 후속투자(팔로우온)를 단행했다. 지난 2020년 '4차 산업혁명 투자조합'을 통해 15억원을 투자, RCPS 11만6610주를 취득했다. 이듬해에는 '2021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으로 30억원의 자금을 집행해 RCPS 19만1740주를 확보했다. 두 펀드의 합산 지분가치는 77억원에 이른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2018-2 중소선도기업' 펀드를 활용해 지난 2020~2021년 세 차례에 걸쳐 약 55억원을 투자, RCPS 37만2250주를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2021년 구주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펀드는 현재 지분 45만871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는 약 115억원 정도다. 메디치인베스트가 지난 2014년 '중소-중견 녹색성장 사다리 펀드'를 통해 시지트로닉스에 초기 투자한 금액 15억원은 2020년 전액 회수한 바 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1년 펀드 두 개를 활용, 20억원을 투자해 RCPS 12만8000주를 취득했다. 지분 가치는 32억원 수준이다. 다만 후기 투자자들의 엑시트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 만기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베스트가 팔로우온 투자를 집행한 두 펀드의 만기는 2025년과 2029년으로 설정됐다. 메디치인베스트 펀드는 2026년, 삼호그린인베스트 펀드는 각각 2026년과 2029년 만기가 돌아온다.


한편 시지트로닉스는 IPO를 통해 순수입금으로 약 223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이중 95억원을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양산시설 구축에 투입해 2025년까지 GaN 부문 매출을 14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국내외 대기업을 대상으로 GaN의 제품 테스트와 공급 관련 협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지트로닉스는 지난해 매출 14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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