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TIGER 미국배당 ETF', 신한에 견제구(?)
'역대급 초기자금' SOL 순자산 의식 해석, 보수도 근소하게 앞서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상장지수펀드)'를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해당 ETF와 동일한 스킴이 적용된 ETF를 먼저 선보인 신한자산운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역력해 보인다는 것.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초기자금을 모집한 데다 보수면에서도 근소하게 신한운용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일 미국배당 ETF 3종을 유가증권시장에 선보였다. 미국의 고배당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와 더불어 커버드콜 전략으로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를 동시에 상장시켰다.


특히 이 가운데 1배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다. 주식형 ETF 중 역대 최대인 2830억원 규모로 상장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ETF 초기자금의 통상적 금액인 80~100억원의 수십배에 달하는 액수다. ETF는 공모펀드와 달리 LP(유동성공급자)로부터 초기자금(신탁원본액)을 모집해 상장을 추진한다.


미래에셋운용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자금모집에 심혈을 기울인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경쟁사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선보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ETF' 보다 규모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는 공교롭게도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초기자금(2830억원)이 SOL 미국배당다우존스ETF의 순자산(2763억원)을 근소하게 앞서기 때문이다. 두 ETF 모두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만큼 사실상 동일 상품이나 다름없다.


미래에셋운용이 신한운용에 견제구를 던진 정황은 보수에서도 엿볼 수 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보수는 0.03%로 책정됐는데, 이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0.05%) 보다 0.02%p(포인트) 저렴한 비용이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보수가 'TIGER ETF' 평균치를 크게 밑돈다는 사실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미래에셋운용은 총 163개의 TIGER ETF를 운용중이며 이들 ETF의 평균 보수는 0.35%다. 이 가운데 보수가 0.03% 이하로 책정된 ETF는 7개에 불과할 만큼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 책정된 비용은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후발주자인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저보수를 들고나오면서 신한운용도 지난 22일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보수를 0.03%로 하향 조정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규모와 보수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객관적 전략에서 열세인 신한자산운용도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운용업계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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