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철 유진로봇 대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다”


신경철 대표(사진제공=유진로봇)

꿈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CEO가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로봇 장난감을 만들기도 하고 실제 생활 속에 사용 가능한 로봇을 전 세계로 수출한다. 국내 로봇연구 1세대라 불리는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59)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경영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 사업으로 나라를 이롭게 한다)’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는 그는 1가구 1로봇 시대, 1인 1로봇 시대를 앞당겨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신 대표가 처음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76년 대학에 입학하던 당시, 로봇이 처음으로 수입됐다”며 “이후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로봇공학을 접하게 됐는데, 그 때 ‘평생 로봇 연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박사논문의 주제도 ‘로봇’이었다.


본격적으로 로봇개발을 시작한 것은 귀국 이후다. 1988년 삼성종합기술원 정밀기기연구소 로봇개발 팀장으로 일하다 2년 뒤 유진로봇을 설립해 경영을 시작했다.
그는 “대기업을 떠나 그들과 경쟁하며 척박한 로봇시장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았지만 꾸준한 기술개발로 지금의 위치에 설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등 각종 생활용 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수출이 매출의 70%를 차지할 만큼 내수보다는 해외 쪽 매출이 많다. 주로 청소로봇은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가전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독일 최대 가전회사인 밀레에 청소로봇을 ODM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도 유통업체 타미를 통해 지난 3월부터 청소로봇을 시범 수출하고 있다.


2013년 56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지난해 20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250억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로봇 청소기를 대거 구매하면서 큰 폭의 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 영업이익은 102%, 당기순이익은 116% 증가했다.


유진로봇은 창업 초기 산업용 로봇을 주로 만들었다면 외환위기 이후에는 생활서비스형 로봇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상품인 청소로봇에 이어 유아교육 로봇, 물류이송 로봇 등 30여종의 생활로봇을 생산·개발하고 있다. 현재 노인을 지원하는 실버케어서비스 로봇은 뉴질랜드 기업 유니서비스와 기술 제휴를 맺어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은 응급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으며, 몸이 불편한 노인의 일상생활을 돕는다. 뉴질랜드의 실버타운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노인시설에 보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로봇과 함께 따뜻한 세상을 열어가는 세계적인 지능형 서비스 로봇기업이 되는 것이 유진로봇의 꿈”라고 전했다.


꿈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일환으로 2005년에는 유아완구 제작업체 지나월드를 인수해 완구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부터 CJ E&M의 애니메이션 ‘로봇트레인 RT’의 변신로봇 완구제품을 지나월드가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완구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는 놀이기구”라며 “로봇 개발 노하우와 완구제작 기술을 결합해 아이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높이는 다양한 변신로봇 완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수동으로 기차를 로봇으로 변신시키지만 앞으로 신 대표는 원격조정으로 완구를 자동 변신시키고,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완구의 방향이나 속도를 조작하고 집안을 모니터링하는 홈시큐리티 역할로도 발전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는 “완구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전망”이라며 “시장 동향을 봐가며 완구와 로봇을 접목시키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유진로봇은 국내 점유율 증대, 신규 해외시장 진출 전략으로 청소로봇의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산업용 로봇의 신규 수주도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호재들로 올해 이 회사는 처음으로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