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형 토지신탁 차입금 증가 주시해야”
나신평 권신애 연구원 “부동산 신탁사 단기 전망·등급 책정 '부정적' 예상”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후 기자]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라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추진하는 부동산신탁사의 재무안정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경기 변동에 따른 사업장 부실화와 분양률 저하, 차입금 증가 등의 여부가 신탁사의 생존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시장 둔화에 따라 신탁업계 전망을 어둡게 봤다.


나이스신용평가(NICE신용평가, 이하 나신평)는 7일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직면한 부동산신탁사, 사업특성별 모니터링 포인트 점검’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권신애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경기가 저하하면서 신탁사업을 둘러싼 환경 역시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시장 내 업체수가 11개에서 14개로 증가하면서 산업 내 경쟁도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장 분양률 고조에 따라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운영 중인 기업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완화되는 결과를 보였다. 출처=NICE평가정보.

◆차입형 신탁 성적, 분양률 성패에 달려


권신애 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의 자금부담 발생 여부가 사업 리스크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탁원본에 변화가 있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이 자금부담 발생 여부에 노출돼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자체 자금조달 부담 고조 ▲고위험 고수익 ▲업력·자본력·시공사 관리 등 노하우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기존 사업장 분양률 저하에 따라 사업수지가 악화되면 신탁계정대와 차입금이 증가할 수 있고, 신규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익스포져가 변동할 가능성이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분양률에 따라 기말에 분양대금이 유입되는 특징이 있다. 거꾸로 말해 사업장 분양률에 의존해 신탁사의 자금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다.


권 연구원은 “분양률이 상승할 경우 신탁계정대 증가폭이 제한되고 투자금 조기상환이 가능해 신탁사의 자금부담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분양률이 저하하면 계정대 증가폭이 상승하고 투자금이 장기 미상환될 위험에 처하면서 신탁사의 자금 부담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신탁사의 자금부담과 재무안정성을 추정했을 때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운영 중인 세 업체의 예상 성적도 달라졌다. 2019년 말 대비 2020년 분양률 상승 수준을 달리해 부정적-평균-긍정적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분양완료 사업장수에 차등이 발생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예상 분양완료 사업장수는 ▲부정적 8곳 ▲평균 23곳 ▲긍정적 26곳으로 늘어났다. 대한토지신탁은 같은 순서대로 ▲6곳 ▲14곳 ▲17곳으로 증가했다. 반면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1곳 ▲3곳 ▲3곳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권신애 연구원은 “부정적, 평균 시나리오 상황에서 신탁계정대와 차입금이 증가해 레버리지 배율이 악화했지만 긍적 시나리오 상황에선 현 수준의 재무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대한토지신탁의 경우 기존 레버리지 배율 수준이 높아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연구원은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의 모니터링 요인으로 “각 사업장의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신탁계정대 ▲차입금 증가 ▲재무비율 저하 여부 ▲유상증자 등 자금확충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사업장 부실화가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환경 비우호적…신탁업 재무안정성 유지키 어려울 것


권신애 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최근 지방 부동산의 경기침체를 지목했다. ▲분양률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발생 ▲IFRS9 도입에 따른 충당금 적립률 증가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이 구체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신탁사에 맡긴 원금을 뜻하는 수탁원본 성장률은 2018년 16%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9년 들어 8%대로 주저앉았다”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신탁 수수료를 비롯해 담보·기타 등 전체 수수료의 부피가 줄어든 것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더해 신규 주택의 인허가·착공 물량은 2015년 고점 이후 전국에 걸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준공 물량은 2015년부터 통상적인 공정시기 시차 3년 후부터 고점을 찍고 현재 감소 중이다.


권 연구원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고루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 매매거래량이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5대 광역시와 지방의 경우 수급지수가 매도우위를 나타내는 것도 신탁사 업황에 비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증이 신탁업에 불러올 영향에 대해 “다른 내수산업과 마찬가지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황에 간접 영향을 받으면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반적인 분양률 역시 과거에 비해 낮아지거나 사업 자체가 지연 내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신애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신탁사들의 계정과 신용도로 조달한 PF규모가 커지면서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방사업장의 PF대출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경기 동향과 지역별 포트폴리오 분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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