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사의 표명에 국책은행장 '물갈이' 전운
윤종원 기업은행장, 이동걸 회장과 함께 친문 인사로 분류···교체 가능성↑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17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권 교체를 앞두고 가장 먼저 사임 의사를 전달하면서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도 인사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정책금융기관장은 정권과 보폭을 맞춰 가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 완주 부담이 한층 커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기관은 정책적 측면과 은행으로서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정부와 정책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직무를 수행하고 함께 평가받는 것이 순리"라고 사의를 표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흔들기나 흠집잡기 등 소모적인 정쟁이 발생한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비판했다. 


이처럼 새 정권의 정책금융기관장 '흔들기'가 기정사실화되자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 완주 부담이 한층 커졌을 것으로 평가된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인물로 이 회장과 함께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문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취임 당시 노조의 출근 저지 농성을 겪기도 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윤 행장의 임기는 2023년 1월까지로 약 8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일각에선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완주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 이후 지방선거까지 거치면 7월이나 8월 즈음에 장관 인사가 이루어질 텐데 임기가 넉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조기에 사의를 표명한 점을 고려하면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윤 행장 또한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이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기관장과 정부의 정책 철학 공유를 강조하며 정부의 임기를 맞춰 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점도 임기 완주 부담을 한층 높였을 것으로 평가된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

또 다른 국책은행장인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임기 완주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다. 올해 10월 임기가 만료돼 잔여 임기가 짧고, 이 회장과 윤 행장 대비 현 정권의 색깔이 약한 인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역대 수출입은행장들의 사례를 고려할 때 연임 가능성은 작다. 수출입은행장이 연임된 사례는 1997년 단 한 차례에 그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은 웬만한 정부 부처보다 사회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수장들이 정권 교체에 맞춰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면서 "이 회장이 조기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국책은행장들의 사퇴 시점에 대한 고민도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