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한라이프와 '컨템포러리 퍼플'
빅4시대 여는 신한라이프…신한·오렌지 '화학적 결합' 다짐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5일 07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보라색' 자켓으로 갈아입은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연단에 섰다. 쑥스러움도 잠시, '뉴 라이프(NewLife), 라이프(Life)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신한라이프의 청사진을 읊어 내려갔다. 보험업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일류 보험사가 되겠다는 포부는 짐짓 무거운 과제를 떠안은 신임 대표의 고민처럼 들렸다.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신한라이프의 새로운 컬러, 컨템포러리 퍼플(Contemporary Purple). 간담회장을 들어서면서 부터 곳곳에 녹아있던 색채의 이유가 그제야 밝혀졌다. 컨템포러리 퍼플은 '현대적이고, 남다르고, 우아하고 세련됨'을 상징한다는 의미도 부여됐다.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하면 생보 업계의 지형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신한라이프는 자산과 순이익 기준 빅3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영업적 강점이 뚜렷한 두 회사의 만남으로 시너지도 점쳐진다. 그룹사와 협업까지 고려하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아우르는 다채널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도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전혀 다른 두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쉽지 만은 않다. 서로 다른 직급 및 임금 체계, 복지와 성과 평가 시스템까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과제가 산재해있다. 금융 그룹의 보수성을 온전히 간직한 신한생명과 외국계 기업의 DNA를 품은 오렌지라이프가 각각의 부서 안에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 몇 월 며칠, 몇 분에 딱하고 시작될 수 있는 법인 통합은 이제 출발점일 뿐이다.


신한금융그룹 CI의 지배적인 색은 파란색이다. 금빛 이니셜이 자리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와 간판 곳곳에 푸른빛이 감돈다. 오렌지라이프는 전신 ING생명부터 '오렌지색'으로 통일된 정체성을 보여왔다. 한 차례 리브랜딩을 하면서도 오렌지색을 버리지 않았다. 


학창시절 팔레트 위에 뿌려진 물감을 섞어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곤 했다. 파란색과 빨강이 만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짙은 보라색이 나온다. 빨간색과 노란색이 만나 빚어낸 오렌지색은 파란색과 만나면 붉은 빛이 살짝 감도는 옅은 보라빛을 띠게 된다. 부지런히 붓 질을 하면 어느새 균일한 색감이 팔레트 위에 탄생한다. 그렇게 탄생한 색은 언제 파랗고, 빨갛고, 노란색이었냐는 듯 절묘하게 어우러져 새로운 개성을 지닌다. 


컨템포러리는 '동시대의, 현대의'라는 의미를 지녔다. 현재 가장 새로운 콘셉트의 패션을 의미할 때 자주 활용되는데, 그때 그때의 시대 상에 맞춰 유연하게 변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컬러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전한다. 컨템포러리 퍼플은 새로운 가치를 표방하는 신한라이프가 고심해 내린 결론이다.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한 보험회사', 그 출발은 온전한 화학적 결합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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