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HYK 제안 역이용하나
이사회 10인 체제 확대 변경안, 조현민 합류 빌미 될 수도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3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HYK파트너스, ㈜한진)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한진이 이사 총수 확대를 골자로 한 에이치와이케이제일호 사모투자 합자회사(HYK 1호 펀드)의 주주제안을 역이용할까. HYK 1호 펀드가 사외이사 외 기타비상무이사 자리까지 노리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진이 조 부사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추진할 가능성은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3월 ㈜한진 주주총회의 화두는 단연 이사회의 변화 여부다. 규모의 확대와 새로운 이사진의 구성이 관심사다. 앞서 HYK 1호 펀드는 ㈜한진에 이사 선임과 이사 총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 ㈜한진의 2대주주(지분율 9.79%)인 HYK 1호 펀드는 한우제 전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 3월 설립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HYK파트너스의 첫 번째 펀드다.


HYK 1호 펀드는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1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HYK 1호 펀드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한우제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에는 이제호 전 청와대 법무 비서관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인으로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내세웠다. 다만, 이제호 후보가 개인사로 이탈하면서 다른 인물로 사외이사 후보를 교체할 계획이다.


한우제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직접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며 ㈜한진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동일하게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회사 경영진의 업무 현황을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양측의 지분율 격차를 고려하면 주총에서의 승산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결의사항이다. 출석의결권수의 과반수와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4분의 1 찬성을 충족해야 된다. 다시 말해, 현 시점에서는 ㈜한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상법 개정으로 이른바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회 위원 별도선임도 소액주주와의 연대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되느냐에 달려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최소 1인을 다른 사외이사와 분리해 별도 선임하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주주별로 최대 3%까지 제한한다. 외관상 지분율이 높은 ㈜한진 측에 불리한 성격이 짙지만, HYK 1호 펀드 역시 단기간 국민연금공단과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의 우호 지분 확보에 열을 올려야한다는 점에서 일방에게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조현민 부사장(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 총괄)의 ㈜한진 이사회 합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한진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사내이사 3인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약 2년의 여유가 있다.


조 부사장이 이들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대기하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주사와 항공 계열사의 경영을 할 수 없는 탓에 ㈜한진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고, 최근 조직개편 이후 사업 추진의 주된 방향성이 조현민 부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그의 이사회 합류에 대한 시기적 단축을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한진의 올해 사업계획의 중점 추진 과제도 조현민 부사장이 담당하는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신사업 확대가 전면에 내세워진 상황이다.


㈜한진은 정관상 이사 수를 3명 이상 8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3인 이상·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관 변경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 3월 ㈜한진 주총 출석률(72.13%)을 기반으로 할 때 약 48.1%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우호지분(약 38%)을 고려하면 10% 초반의 추가 지분을 확보하면 된다.


㈜한진은 다음달 2일까지 HYK 1호 펀드에 주주제안의 수용 여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 시점 이후 조 부사장의 등기임원 선임 관련 추진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한진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한진 관계자는 "현재 조현민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관련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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