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리딩금융 탈환' 8부능선 넘어
푸르덴셜 자회사 편입 코앞···염가매수차익까지 고려시 신한과 격차 초과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KB금융그룹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푸르덴셜생명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절차 중 가장 큰 산을 넘은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올해 '리딩금융' 자리는 이변이 없는 한 KB금융이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31일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에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인수를 위한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전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그간 약점으로 지목받은 생명보험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생보사인 KB생명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K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최근 5년간 1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KB금융측은 "푸르덴셜생명의 LP(Life Planner, 일종의 재무상담사)를 활용해 자산관리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소득 고객 비중이 높은 푸르덴셜생명의 65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의 숙원 중 하나였던 '리딩금융 탈환'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현재 2년 연속 1위 금융그룹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준 상태다. 


지난해 KB금융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한 3조311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3조4034억원을 올리면서, 2018년에 이어 1위 금융그룹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리딩금융 타이틀은 신한금융의 차지였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8422억원으로, 1조7314억원을 기록한 KB금융보다 1108억원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참고=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각사 반기보고서>

하지만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이같은 흐름은 뒤집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일단, 저금리 장기화와 고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이 높은 푸르덴셜생명이지만 지난 5년간 꾸준히 1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비록, 올해 1분기 푸르덴셜생명 당기순이익이 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0%가량 줄었지만, 푸르덴셜생명 당기순이익이 전부 KB금융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만큼 신한금융과의 1000억원 안팎의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7314억원, 신한금융은 1조8422억원이었다. 


또한,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가매수차익이 KB금융 실적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대상의 순자산 공정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낮을 때, 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을 때 발생한다. 인수자는 염가매수차익을 당기순이익에 포함할 수 있다.  


KB금융은 2조2000억원대에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말 푸르덴셜생명의 순자산은 2조8143억원이다. PBR은 78.2%로, 염가매수차익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령 신한금융은 지난해 2월 같은 생보사인 순자산 3조원대의 오렌지라이프 지분 59.2%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1000억원 내의 염가매수차익을 그 해 당기순이익에 인식했다. 


KB금융이 향후 보험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푸르덴셜생명의 순자산을 평가해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염가매수차익은 적어도 1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이 염가매수차익을 올해 반영하겠다고 꾸준히 밝힌 만큼, 염가매수차익과 푸르덴셜생명 당기순이익을 합하면 1000억원가량인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좁히고도 남는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KB금융이 3년 만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가져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변수는 최근 벤처캐피탈사인 네오플럭스 인수를 결정한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사를 추가로 인수하느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KB금융과 달리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신한금융이 중소 규모의 손보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신한금융이 전망이 밝지 않은 손보사보다는 자산운용사 인수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참고=각사 분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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