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1개사, 정리매매 돌입…옥석가리기?
향후 M&A·재상장 가능성 저울질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통보한 11개 코스닥기업의 정리매매가 개시됐다. 투자자들은 사업성 저하로 나락으로 떨어진 기업과 일회성 이벤트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을 구분하기 위해 옥석가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가치만 꼼꼼히 따진다면 향후 재상장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증시 재입성을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리매매 첫 날인 28일 대부분 대상기업들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보다 80~90%가량 하락하며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졌다.


에프티이앤이는 순자산가치가 777억원(연결기준)에 달한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도보다 50% 이상 증가한 6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472.4% 늘어난 3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현재 액면가(500원)를 한참 하회하는 15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에프티이앤이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나노섬유를 활용한 제품 생산과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국내외에서 500여 건이 넘는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무형자산가치만 53억원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캐나다 현지법인에 대한 감사 자료 제출 지연에 발목이 잡히며 결국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회생절차를 끝마쳤거나 진행중인 C&S자산관리와 감마누 역시 마찬가지다. C&S자산관리는 지난 4월 회생절차에 들어간이후 공개 인수합병(M&A)를 거치며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새로운 최대주주 세영식품은 인수이후 사모투자회사(PE) 등과 함께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는 등 회생 채권 변제 노력에 나서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회생법원 역시 이 같은 회생노력을 인정해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지만 곧바로 상장폐지된 셈이다. 세영식품과 케이스톤파트너스는 3년내 C&S자산관리의 기업가치를 올린 후 재상장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주가는 액면가(2500원)의 60% 수준까지 떨어진 1490원에 거래중이다.


감마누는 수익구조가 개선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지난해 매출 3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25.7%가량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32억원을 달성 흑자전환에도 성공했으나 액면가(500원)를 소폭 하회한 47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넥스지와 파티게임즈의 경우 낙폭은 컸지만 여전히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정리매매시 대부분 액면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두 곳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넥스지 주가는 오후 2시30분 현재 전날보다 88.04% 하락한 125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액면가(500원)보다 2.5배 높은 수준이다. 넥스지의 순자산가치(자본총계)는 366억원이지만 실적은 적자였다. 지난해 매출 215억원에 영업손실 5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이 50%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판관비가 급증해 적자를 냈다. 향후 고정 비용을 감소하면 넥스지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파티게임즈 주가 역시 전날 대비 92.21% 떨어졌지만 액면가(500원)보다는 50% 가량 높은 828억원에 거래중이다. 수익구조는 나쁘지만 순자산가치가 847억원으로 높다는 점이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사업 자체에 문제가 크지 않아 향후 기업가치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정적 자본 규모를 갖췄다는 점에서 상장 폐지 이후에도 인수 합병 등에 따른 재상장 가능이 남아있다는 점도 이들 기업이 선전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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