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어 SKT도 ‘5G 무제한’…갈 길 바빠진 이통업계
5G 상용화 코 앞…이통3사 요금제 놓고 설왕설래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KT가 월 8만 원대에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를 둘러싼 이동통신사간 눈치작전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KT가 이통3사 중 유일한 5G 데이터 무제한 모델을 내놓자 SK텔레콤이 부랴부랴 계획하고 있던 요금제를 수정, 이튿날 무제한 옵션을 담은 5G 요금제 최종안을 공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가장 먼저 5G 요금제를 발표했던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또한 데이터 무제한 흐름 동참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내부에서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제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 ‘2위의 반란’에 SK텔레콤 발빠른 태세 전환


SK텔레콤이 막판까지 고심한 끝에 내놓은 5G 요금제는 총 4종이다.


일반형 요금제인 ‘슬림’은 월 5만5000원에 8GB 데이터를, ‘5GX스탠다드’는 7만5000원에 15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SK텔레콤 카드의 핵심 포인트는 이보다 고가로 책정된 ‘5GX프라임(8만9000원)’과 ‘5GX플래티넘(12만5000원)’ 요금제다.


‘한시적’이라는 조건이 달리긴 했지만 6월 말까지 5GX프라임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는 이용자에게는 올 한해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혜택이 주어진다.


당초 SK텔레콤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인가받았던 요금제 내용에는 ‘데이터 무제한’ 옵션이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이날 공개된 요금제는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보다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부사장)은 “데이터 무제한 등의 옵션이 한시적 프로모션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확정적으로 그때 끝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5G 커버리지 확대와 시장 성숙도 등을 봐가면서 추가 요금제를 발표할 생각도 있다”고 부연해 지속적인 혜택 제공 가능성을 열어뒀다.


◆ 정부, 인하행렬 ‘환영’…LG유플러스 ‘무제한’ 막차탈지 주목


1·2위 사업자의 잇단 무제한 요금제 공개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5G 주도권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 회사의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요금제와 관련해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요금제 변경 여부에 대해서 확정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까지 5G 데이터 무제한 경쟁에 뛰어들경우, 5G 초기 시장을 둘러싼 이통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일각에선 출혈 경쟁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와 통신요금체계 인가제에 따른 불필요한 기업 소모전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관련법상 1위 사업자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기 전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선도 사업자를 제외한 KTLG유플러스SK텔레콤은 인가받은 내용을 기준으로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유영상 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금 인가를 받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그 과정에서 경쟁사들이 모방할 수 있는 요인들이 외부에 노출된다”고 토로했다. 이는 KT가 ‘5G 데이터 무제한’ 초강수를 둘 수 있었던 배경을 인가제에서 찾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인가제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라며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폐지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초반부터 치열해지는 이통사간 5G 요금제 경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과기부 관계자는 “기업들의 요금인하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경감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자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요금제가 수정되는 것은 인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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