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규제 샌드박스, 국제무대의 날개가 될 것”
서일석 대표, “블록체인은 해외 송금 서비스의 혁신”

“절실했다.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한 이유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서일석 모인 대표는 25일 규제 샌드박스 적용은 사업확장에 필수 요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모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업체. 지난 17일 시행된 규제 샌드박스에 블록체인 진영에서는 유일하게 적용을 신청했다.


서 대표는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며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만약 적용된다면 날고 기는 선수들이 활동하는 국제무대에서 날개를 달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 대표는 “일찌감치 규제가 풀렸다면 또 다른 모습의 블록체인 생태계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규제는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라고 역설했다. 산업이 규제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야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4년 전인 2015년에 사업을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모호한 법 규정 때문이다.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환경 탓도 있다. 2017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으로 가까스로 사업을 개시했지만 이번엔 송금액 한도에 발이 묶였다. 해외송금규모가 갈수록 커가면서 서 대표도 사업 확장성 문제에 부딪혔다.


서 대표가 꼭 블록체인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해외송금 플랫폼도 기술적·사업적으로 가능하다. 모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도 이미 송금 속도를 4배 이상 향상시켰다. 서 대표가 블록체인 사업 활로를 다지려는 데는 ‘서비스는 혁신’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를 대한민국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는 “송금시장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있었다”며 “지속가능하고 유지가능한 형태로 송금시장에 변혁을 일으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림을 다시 짜야 한다. 국제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다른 플랫폼으로 기반을 바꿀 수 있지만 종국엔 생존의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그는 우려한다. 서 대표는 “블록체인은 국제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한 필수 무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길게 봤을 때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면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서 대표는 “전 세계 플레이어들의 무기가 100이라면 나는 30에서 50만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가 규제 샌드박스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정부와의 시각차가 결국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이 뒤처지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도 긍정 요소다. 서 대표는 “정부는 부작용에 초점을 두고 산업과 기술을 본다. 우리는 기술과 서비스가 가져올 효용가치에 중점을 두고 바라본다”며 “중간에서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용 사례가 나오면 정부가 친화적 정책으로 선회할 것으로 서 대표는 내다본다. 그는 “유스케이스(Use case)가 나오면 기술에 대한 정책 방향이 잡힐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지켜볼 사례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면 사전 테스트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최근 미국과 싱가포르까지 송금 국가를 확장했다. 올해는 송금비즈니스가 활발한 동남아시아를 공략할 계획이다. 쉽고 안정적이며 편리한 시스템으로 틈새를 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노림수다. 서 대표는 “동남아는 송금 거래액이 많고 수익성도 높지만 시스템이 낙후돼있다”며 “오래된 송금 회사들에게 모인의 시스템을 이식시키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모인은 척박한 규제 환경에서도 모바일에 기반한 사용자 친화적인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한도에 대한 규제가 개선이 된다면 계좌에 기반한 해외송금뿐만 아니라, 해외 결제나 한도로 제한이 많았던 법인 송금 서비스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로 정부의 허가 속에서 빠르고 효과적인 혁신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혁신의 혜택은 국민 여러분에게 돌아간다. 모인은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해 획기적으로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 승인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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