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 4월 판매 ‘뒷걸음’
현대·기아차 동반 부진…르노삼성 ‘노조이슈’ 속 감소세 지속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완성차업체의 4월 판매실적이 낙제점을 받았다. ‘맏형’ 현대차를 필두로 기아차 역시 감소세를 나타냈고, ‘노조이슈’에 시름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40%나 줄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전 세계 판매량은 36만89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7만14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그랜저’와 ‘쏘나타’, ‘싼타페’와 ‘팰리세이드’가 내수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달 ‘그랜저’는 1만135대, ‘쏘나타’는 8836대, ‘싼타페’는 6759대, ‘팰리세이드’는 6583대가 판매됐다. 그랜저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국내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신형 쏘나타는 누적 계약대수가 2만대를 돌파했다. 팰리세이드도 출시 이래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수 판매와 달리 해외 판매실적은 29만7512대로 9.3% 감소했다. 중국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 투입되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증가를 이뤄나갈 것”이라며 “권역별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4만2000대, 해외 18만5773대 등 전 세계시장에서 22만777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감소한 수준이다. 내수의 경우 16%, 해외는 2.5% 감소한 수치다.


내수시장에서는 ‘쏘울’과 ‘니로’를 제외한 전 차종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K3’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6% 줄었고, ‘모하비’는 78.5% 감소했다. 그나마 ‘카니발’이 6110대 팔리며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내수판매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해외시장은 유럽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중국 등 일부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판매모멘텀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 판매 부진 속에 타 차종 대비 ‘스포티지’는 3만8767대로 가장 많이 팔리며 선전했다.


노조파업 등에 시름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는 경쟁사의 신차 출시까지 겹치면서 지난달에도 판매실적이 하락했다. 전 세계시장에서 1만372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6% 감소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61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줄었고, 수출은 7545대로 53.4% 감소했다. 내수시장에서는 ‘SM7’, ‘QM6’, ‘르노 클리오’를 제외한 전 차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4~78% 가량 줄었다. 주력 수출차종인 ‘로그’는 지속된 파업 여파 속에 전년 동기 대비 47.3% 감소했다.


반면 쌍용차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1만271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이 2438대로 13.1% 감소했지만 내수 판매가 1만275대로 26.5% 늘면서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내수 판매는 신차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뿐만 아니라 3967대를 판매하며 올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한 ‘티볼리’ 브랜드가 함께 성장세를 이끌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은 신차들을 세계시장에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개편하고 있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신차들의 해외시장 론칭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개선을 달성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쳐 3만924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준이다. 수출은 3만28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경승용차를 제외한 전 차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 가량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내수 판매는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볼트EV’ 등 주력 제품 라인업의 고른 선전 속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한 6433대를 기록하며 판매개선을 이끌었다. ‘스파크’와 ‘말리부’는 각각 2838대, 1151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8.5%, 99.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선수금 없는 무이자 할부프로그램을 시행, ‘스파크’와 ‘말리부’ 디젤 모델에 한정해 각각 최대 36개월, 48개월 전액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 게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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