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소재 업적' 최정우 회장, 임기 시계 째깍
노동쟁위로 수산화리튬 준공 일정 차질…"본격 매출 발생 내년부터"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5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제공=포스코홀딩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최정우 회장의 최대 공적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의 빠른 결단력으로 해외 광산 지분 투자부터 생산 인프라 확보까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리튬 투자는 최종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주원료로, 이차전지 사업 밸류체인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 결실은 다음 경영자가 누리게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의 약속된 임기가 곧 종료되는 탓이다. 


26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당초 10월 준공 예정이었던 포스코형 라인이 다음달로 미뤄졌다. 상용형 라인 역시 준공 시점이 기존 내년 2월에서 4월로 지연됐다. 


광양 지역 플랜트 건설 노조의 노동쟁의 돌입으로 준공 시점이 계획 보다 1~2개월 뒤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한영아 포스코홀딩스 IR 팀장은 "지난 7월부터 이어진 노동쟁의 행위는 9월 종료돼 현재는 정상적으로 라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호주 광산 회사인 필바라 미네랄에서 광석리튬을 받아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회사다. 하공정은 수산화리튬화 방식에 따라 포스코 자체 개발 방식인 포스코형과 전기를 사용하는 상용화형으로 나뉜다. 포스코그룹은 10월부터 포스코형 라인을 돌려 수산화리튬을 우선 생산하고, 내년 상반기 중 상용형 공정 라인도 함께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리튬의 경우 그간 수입에만 의존해왔기 때문에 이차전지 소재 광물 투자 사업은 최 회장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2021년 포스코가 지분 100%를 투자했으며, 이듬해 호주 필바라사가 투자에 참여해 현재 포스코홀딩스와 필바라사가 8대 2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최정우 회장은 임기 내에 상용화 라인 준공을 마무리하지 못할 전망이다. 약속된 임기가 내년 3월 8월까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최 회장이 포스코 회장에 오른 이후 가장 힘을 준 사업 부분은 이차전지 소재다. 원료 확보부터 최종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기까지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 공이 크다. 최 회장이 포스코켐텍 출신인 것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애정을 갖는 이유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퓨처엠의 전신으로,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포스코 회장에 취임하기 직전까지 포스코켐텍 대표를 맡았다. 포스코켐텍은 음극재 사업을 영위하다, 2019년 양극재 회사 포스코ESM를 인수해 지금의 규모를 갖췄다. 양극재 회사 M&A 역시 최 회장의 빠른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중에서도 최종 소재인 '다운스트림'에 주력하다, 최 회장의 임기 연장을 기점으로 광산 투자를 통해 리튬, 니켈 등 원료를 뽑아내고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퓨처엠으로 공급해주는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폐배터리에서 니켈, 리튬 등을 뽑아내는 리사이클링으로 사업 범위를 확정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행 상황(제공=포스코홀딩스)

사업의 틀은 완성했지만, 아직까지 음·양극재를 제외하면 수익은 제로에 가깝다. 그룹에선 올해를 리튬 상업생산의 원년으로 평가했지만, 생산을 시작한 곳은 포스코HY클린메탈의 리사이클링 공장 뿐이다. 벌어들이는 현금 보다 지출이 더 크다.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 이차전지 소재 사업 전체 손익도 적자로 돌아서는 구조다. 실제 올해 3분기 리튬 가격이 하락한 탓에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자 사업부 합산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한영아 IR팀장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은 초기 운영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며 "막바지 공사를 계속하면서 비용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그룹 전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의 결실을 맺는 것까지 직접 챙기려면 최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포스코 회장들의 임기 말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최 회장이 임기를 잘 마치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면서도 "최 회장 입장에서는 공들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레이스를 완주하고 싶겠지만 인사 직전까지 연임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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