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회사채 증액 목표…신용등급 영향 '주목'
차입금 부담 커져 신용등급 하향 압력…"지분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나설 듯"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서린빌딩. 사진제공/SK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이달 회사채 발행 한도를 최대 5000억원까지 열어놨다. 올 상반기 공모시장에서 총 99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SK㈜는 이번 발행 물량까지 포함하면 올해 외부 조달 규모가 최대 1조5000억원 안팎에 이르게 된다. 


SK㈜는 이미 차입 부담이 높아져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 트리거를 일부 충족한 상태로, 등급 하향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조치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4일 총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7년물 500억원 ▲10년물 5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모두 SK㈜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지난 2015년 8월 SK C&C와 옛 SK㈜의 합병을 거쳐 통합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8년째 변함없는 신용등급이다. 다만 조금씩 신용도의 균열 조짐은 생기고 있다. 높아지는 차입금 의존도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의 신용등급 하향검토요인으로 '별도기준 순차입금 의존도 35%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SK㈜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35.0%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 말 38.7%, 올해 상반기 말 36.5% 등 지속 등급변동 요인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의 하향검토 요인으로 '별도기준 차입금의존도 40%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SK㈜는 이 지표에서도 올 상반기 말 기준 37.9%로 근접한 상태다. 특히 SK㈜의 총수익스왑(TRS) 관련 익스포저를 차입금으로 간주할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올 상반기 말 기준 40.5%로 하향 트리거를 터치하게 된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SK㈜의 등급변동요인 터치에도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 이어 이번 회사채 평가에서도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해 SK㈜의 재무구조 변화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기조를 나타냈다.


문제는 SK㈜의 적극적인 회사채 발행 기조가 지속되면서 차입금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올 상반기 두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총 99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SK㈜는 이번 회사채 증액 한도도 5000억원으로 설정, 최대 목표치만큼 증액에 나선다면 올해 누적 회사채 발행규모는 총 1조49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공모채 발행액(1조40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연초 이사회를 거쳐 연간 회사채 발행 한도를 정하는 SK㈜가 차입 부담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올해 오히려 차입금 확대를 결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어떻게 논의가 됐는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 "회사채 발행이 늘더라도 기업어음 등 일부 단기성 차입구조를 장기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가 단기적으로는 회사채 발행액을 늘리더라도 지분매각 등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가 일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차입 부담을 유의미하게 낮추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일부 지표에서 등급 하향 압력이 발생할 것은 맞지만, 재무안정성이 추가적으로 저하되기 이전에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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