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HL그룹이 '책임경영' 체제를 본격 시행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HL그룹은 자동차섹터장 겸 HL만도 대표이사인 조성현 수석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HL그룹이 부회장 승진 인사를 발표한 것은 8년 만이다. 아울러 건설섹터장 겸 HL디앤아이한라 CEO인 홍석화 사장은 수석사장에 올랐다. 뷰카(VUCA)시대 정면 돌파와 'CEO 책임경영' 본격화가 이번 인사의 배경이다.
조성현 신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자동차섹터장 겸 HL만도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조 부회장은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 HL만도의 3개 BU 총괄은 물론 국내 최대 자율주행 전문 기업 HL클레무브, 모터 제조 전문 기업 만도브로제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시스템 부품 제조·연구 섹터의 수장으로서 HL그룹 자동차섹터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지니어 출신의 글로벌 영업맨인 조성현 부회장은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만 20년을 활약했다. 37년 회사 생활 중 절반이 넘는 기간이다. 최근 북미 OEM의 EMB 수주 역시 그의 공이 컸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조 부회장은 올 초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e-코너 모듈'을 선보이기도 했다. e-코너 모듈은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이 통합된 전동화 일체형 차량 모듈이다.
특히 조성현 부회장은 SDV시대 준비를 위해 2021년 소프트웨어 조직을 신설·총괄해왔다. 현재 HL만도 소프트웨어 캠퍼스 연구원은 415명에 달한다. 같은 해 ADAS BU를 분사했으며, 자율주행 전문 기업 HL클레무브를 공식 출범시켰다. 최근 조 부회장은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HL만도가 추진 중인 '자율주행 주차 로봇' 개발은 모터 설계, 주행 제어 등 HL만도의 핵심 기술과 조 부회장의 리더십이 이끌고 있다.
홍석화 신임 수석사장은 작년 10월 건설섹터장 겸 HL디앤아이한라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홍 수석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위축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강직하고 온화한 특유의 리더십으로 HL디앤아이한라의 도약을 주도 중이다.
홍석화 수석사장은 건설섹터 계열사 목포신항만운영, HL에코텍, HL로지스앤코 등을 관장하고 있다. 건설섹터의 선결 과제는 업종 침체 국면 타개다. 전문경영 CEO를 중심으로 발상의 전환, 신속한 의사결정, 새로운 이미지 구축 등이 건설섹터에는 절실히 필요하단 판단이 반영된 인사라는 설명이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HL디앤아이한라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홍 수석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몽원 회장은 그룹 제3섹터 창출을 위해 미래사업과 HR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HL만도 신사업 조직 등은 그룹으로 통폐합되는데, 그룹 미래사업실이 확대 재편되는 것이다. 외부인재영입, 내부인재발굴 등 핵심인재육성 역시 그룹 인사혁신실이 추진한다.
HL그룹 관계자는 "격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자동차·건설 섹터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확대 부여, 그룹의 담대한 도약과 가치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몽원 회장의 HL홀딩스, HL만도, HL클레무브 등 사내이사직은 유지된다. 향후 계열사 주요 이슈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결정된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시장 환경 속에서 글로벌 고객과의 스킨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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