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대전]
삼성전자, 고심했던 HBM3 시장 본격 진출
① HBM3 하반기 본격 양산, 치고 나간 SK하이닉스와 경쟁
GPU와 결합해 AI 시대 열 게임체인저...내년 D램 매출 가운데 18% 비중 예상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 용량인 24GB(기가바이트)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했다. (출처=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D램이 냉면이라면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수육, 편육입니다. HBM이 가격이 비싸긴 한데 그만큼 원가도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만큼 HBM보다는 D램을 더 많이 파는 게 제조사 입장에서는 아직 유리합니다."(증권 업계 관계자)


삼성전자가 한때 비싼 원가와 낮은 수율로 투자 중단을 고려했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HBM3 양산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HBM이 1%대 낮은 침투율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해 HBM3부터 '빚 좋은 개살구'라는 생각에 후공정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AI 등 고용량의 데이터 연산에 필요한 HBM의 시장 잠재력과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크고, SK하이닉스가 HBM3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경쟁사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본격 투자 논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투자 스케줄 대로 HBM3 양산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향후 미래 먹거리로 차세대 반도체들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와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 HBM으로 무게중심 이동 중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천안캠퍼스에 HBM 양산을 담당할 신규 패키징 라인 신설을 고려 중이다. 현재 투자 규모 및 시기 등을 논의하는 단계로, 조만간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새로 들어올 2.5D 패키징용 장비 규모가 기존 장비 대비 1.5~2배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메모리반도체다. AI(인공지능), HPC(고성능컴퓨팅) 등 고용량 데이터 연산이 필요한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HBM은 2013년 SK하이닉스가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혁신을 거쳐왔다. 2세대부터 삼성전자가 대량 양산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HBM은 원가 구조 상 TSV(실리콘 관통 전극, Through Silicon Via) 공정이 추가되고 실리콘 인터포져(Interposer) 단가가 비싸서 판가가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TSV는 반도체 칩 적층 시 칩들을 수직 관통하는 비아 홀(Via Hole)을 형성해 칩 간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패키지 방식이다.


또한 4층 또는 8층으로 적층을 하다 보니 불량 칩과 정상 칩이 연결되는 경우가 생기면 해당 칩 전체를 다 버려야 하기 때문에 수율 논란도 있다. 원가 상승 요인이 많다보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고 초고가 서버와 GPU 시장에서만 수요가 있어 투자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도 4세대에서는 투자를 미뤄왔으나 최근 HBM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도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HBM 수요가 올해 2억9000만GB, 전년보다 6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HBM 수요 증가는 엔비디아와 AMD를 탑재한 AI 서버와 자체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 중인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대형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 덕분이다.


◆ 매출 기여도 2024년 18%까지 확대 예상


이에 삼성전자의 HBM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3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에서 내년 1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 중이며, 양산 준비도 마쳤다. 올 하반기에는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을 갖춘 5세대 제품인 HBM3P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 침투율의 경우 아직 1% 대지만 HBM이 프리미엄 제품이다 보니 매출 비중으로 놓고 봤을 땐 향후 10%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아직 서버 업체들의 재고가 많고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지만 내년에 시장이 좋아지면 HBM 시장도 과거 모바일 D램 시장처럼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SK하이닉스가 신소재 개발을 통해 HBM3 시장에서 선두로 나서면서 삼성전자 역시 자극이 되면서 본격적인 투자 및 시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앞선 SK하이닉스 쫓아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최근에는 AI 반도체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로부터 HBM3의 다음 세대인 5세대 제품인 'HBM3E' 샘플 입고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HBM3 양산을 위한 패키징 장비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고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5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최근 실적발표 자료에서 2024년 초 HBM 제품의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메모리 제조업체 3사의 HBM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3보다 성능이 강화된 신제품으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8기가비피에스(Gbps) HBM3E 제품 샘플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도 하반기에 데이터저장 용량을 높인 차세대 HBM3P 샘플을 공급하고 양산에 들어가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러스(Plus)의 P를, SK하이닉스는 익스텐디드(Extended)의 E를 제품명인 HBM3 뒤에 붙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며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로 전망되고 2024년에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HBM 점유율은 90% 수준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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