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용위험 현실로…태영·한신 신용등급↓
한기평 "수익성 하락·운전자본 부담 확대…재무부담 증가"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건설업계의 신용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본격화된 건설업황 침체가 건설사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자 신용평가사들이 일부 건설사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한신공영·일성건설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동시에 낮추며 보다 명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보고서 갈무리)

한국기업평가는 16일 태영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떨어졌다. 지난 13일엔 한신공영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A3'으로 낮췄다. 일성건설에 대해선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등급 전망만 낮췄다.


세 회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자재비·인건비 등 원가부담과 주택분양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각 회사별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기성 본격화, 도급액 증액, 채산성이 양호한 자체사업이나 정비사업 비중 확대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운전자본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레버리지 지표 상승 등 재무건전성 저하가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의 경우 지난해 연결 매출액이 2조6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건설부문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2021년 준공한 광명어반브릭스와 창원어반브릭스 등 대형 사업장의 실적이 지난해 빠지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고 토목 매출 감소 등으로 전체 매출액이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7242억원을 기록했으나 원가율 상승으로 매출액 대비 EBIT(당기순손익에서 이자손익과 세금을 공제한 것)의 비중이 2.4%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59.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순차입금 역시 1조6000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는 매출액 증가가 예상되지만 금리인상 등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외형 성장폭은 둔화될 것"이라며 "자체적인 현금흐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한신공영 역시 수익성 하락에서 이어진 재무부담 가중이 등급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신규현장 착공 및 공정 진행 본격화로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한 313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덩달아 올라 매출액 대비 EBIT의 비중은 3.2%에 머물렀다.


현재 회사의 부채비율은 247.5%다. 여기에 개발부지 매입과 관련된 재무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토지대에 2010억원의 자금 소요가 예정돼 있으며 이 중 1345억원을 올해 집행한다. 자체 현금흐름 확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내년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전망이다.


사업장의 미분양 위험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1분기 말 진행 중인 주택사업의 66.6%가 미분양위험지역(포항·울산 등)에 분포해 있어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 노곡동 공동주택, 인천 영종 등 매매가격 하락 및 분양경기가 침체된 지역의 프로젝트들은 착공 전환 및 분양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세 회사 모두 분양경기 침체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변동, 재무부담 확대 수준 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건설업계가 연초부터 공급 제한을 통해 미분양 규모를 7만2000가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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