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애경유화, AK켐텍, 애경화학 등 애경그룹의 화학계열을 합병한 애경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수요 부진으로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 측은 베트남 공장 증설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연결기준 애경케미칼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조5700억원에서 2022년 2조1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2억원에서 952억원으로 2.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772억원에서 628억원으로 18.7% 감소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4분기에 법인세 등 부수적인 세금을 납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분기별로 보면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328억원, 2분기 6364억원으로 증가했다가 3분기 5449억원, 4분기 4621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합병한 만큼 연간 매출액은 성장했지만 3분기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수요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261억원, 2분기 568억원으로 증가했다가 3분기 88억원, 4분기 34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분기 180억원, 2분기 42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3분기 131억원으로 하락하고 4분기에는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업계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작년 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때문에 국제 유가가 급등해 원료가가 증가한 부분은 2분기에 빠르게 판가에 전가시키며 수익성을 잠시 회복했다"며 "이내 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1, 2분기 업황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전년도를 상회하는 매출액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 향상을 위해 베트남 공장 증설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애경케미칼의 기업어음 등급을 가장 높은 등급인 A1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애경케미칼 기업어음에 대한 신한은행의 지급보증 덕분이다. 

박원우 한기평 연구원은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및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도 순이자마진(NIM)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순이익이 증가해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신한은행의 지급보증 덕분에 애경케미칼의 기업어음 등급을 높게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애경케미칼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 글로벌 공급망 회복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애경케미칼의 올해 1, 2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