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SK매직은 올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차입금 의존도가 50%를 넘는 상황에서도 국내외 렌탈 사업의 성장 전망에 따라 신용도 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선제적인 제품 다각화로 경쟁력을 높여야 중장기적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2곳(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은 SK매직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신평사들은 렌탈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와 높은 사업안정성을 기반으로 등급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사실 SK매직의 재무지표는 신평사 2곳이 신용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 거론한 ▲차입금의존도 50% 초과 ▲영업이익(EBIT)/매출액 비율 6% 하회 ▲순차입금/에비타(EBITDA) 2.0배 초과 등에 부합하는 상태다.

작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8076억원으로 2020년 대비 5.7%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44.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1%포인트(2020년9월 8.6%→2022년9월 4.5%) 하락했고, 같은 기간 순차입금 대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4배에서 3.7배로 높아졌다.

통상 렌탈 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직접 렌탈하거나 타사 제품을 차입으로 구매해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SK매직은 신규 계정 유치, 해외 사업 확장를 위해 제품 확대에 집중하면서 차입 부담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또한 신규계정 유치 과정에서 운용리스 방식 대신 금융리스 방식 판매를 늘리며 운전자본 부담도 확대됐다. 운용리스는 약정 기간이 전체 렌탈기간의 75%(보통 3년) 미만인 경우고, 금융리스 방식은 75%(5~6년) 이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이러한 재무지표 악화에도 SK매직의 신규 계정 확대 추세와 렌탈 사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렌탈 업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어 제품 다각화를 통한 역량 확보가 향후 수익성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렌탈 업체들이 기존 주방가전을 넘어 매트리스, 뷰티 디바이스 등 경쟁적으로 제품 영역을 넓히고 있어, 신규 계정 유치를 위해선 선제적인 제품군 확대가 중요하단 것이다. 

A 신평사 연구원은 "렌탈 업체들은 매달 렌탈료를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일정 계정 수를 확보해야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 신규고객 창출력이 중요하다"며 "시장 내 SK매직의 지위나 성장세를 봤을 때 현재 등급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재무 지표가 등급 하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이는 신규 계정 유치를 위해 렌탈자산을 축적하면서 차입부담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SK매직의 국내 계정 수는 2018년 154만개에서 지난해 말 230만개로 늘었고, 말레이시아법인은 작년 11만2000개로 1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B 신평사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법인은 아직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지만 신규 계정은 늘고, 손실 규모는 축소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렌탈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분야로 렌탈 범위를 늘려가고 있는데, 여기서 파이를 선점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SK매직은 작년 말 신세계까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맺고 가구 렌탈 서비스를 선보이겠단 계획을 밝혔다. SK매직이 신세계까사에 유통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가구와 현재 운영중인 상품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매직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선 가구 등 다양한 제품으로 렌탈 서비스를 확대하고 말레이시아 시장에선 식기세척기까지 렌탈 범위를 늘리는 등 신규 계정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특히 식기세척기의 경우 상반기 중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