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당초 회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대 이하의 매출을 거둔 게 목표 달성에 발목을 잡은 셈이다. 다행히 지난해 4분기 전망치는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14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늦어도 3월 초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으로 주인이 바뀌기 전 마지막 연간 실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미 주요 조선사들은 연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하고 내달 중순께 정기보고서(사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빅3 조선사 가운데 가장 늦게 실적을 발표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8년부터 한 해도 빼놓지 않고 그해 매출 가이던스를 공개했다. 잠정치는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지만,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실적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큰 차이는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작년 초 내놓은 2022년 매출 가이던스는 6조6252억원이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작년 대우조선해양 매출 컨센서스는 5조원이다. 시장의 전망이 일치한다고 가정하면 회사의 잠정치와 오차 범위는 무려 24%에 달한다. 이미 2022년 연간 실적을 공개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전망과 실제 실적간 오차율이 8~15%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사 대비 괴리가 상당히 크다. 

2022년 연간 실적은 앞으로 한화그룹의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4분기 컨센서스만 떼놓고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한 1조6774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뒷심을 발휘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인데, 지난 3분기 저조한 매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3분기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은 9815억원으로 작년 분기별 실적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당초 작년 9월 말 유럽 지역 선주에게 인도하기로 한 LNG선 2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선주 측이 계약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탓이다. 해당 계약의 규모는 6495억원으로 매출로 인식했다면 지난해 3분기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11월에도 LNG 운반선 1척을 선주에게 넘기지 못했다. 러시아 수출 통제로 기자재 공급이 지연되면서 최종 계약 해지가 불가피했다. 이는 4분기 매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해당 계약은 지난 2020년 맺은 것으로, 당시 환율이 1100원대였기 때문에 제때 선박을 인도했다면 환율 상승 효과가 상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예상 매출로 9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작년 연간 매출 컨센서스가 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회사가 눈높이를 대폭 상향한 것이다. 

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작년에 팔지 못한 선박을 올해 재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대하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공격적으로 잡았다"라며 "계약 해지된 선박을 재판매해 올해 매출로 인식할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