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보험 경쟁에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결과가 엇갈렸다. 생명보험부문에서는 신한라이프를 앞세운 신한금융, 손해보험부문에서는 KB금융이 각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통합생보사인 KB라이프생명이 올해 1월을 기점으로 공식 출범하면서 두 금융지주의 첫 번째 통합생보사 맞대결이 성사된 만큼 올해 보험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의 보험계열사 합산 순이익은 7440억원, 신한금융지주의 보험 순이익은 453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보험계열사 순이익은 KB금융이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 KB손보, 호실적 활약…신한라이프, 업황 악화에도 선방  

KB금융이 보험경쟁에서 앞설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KB손해보험의 호실적이 꼽힌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55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21년(3018억원)과 비교해 무려 84.8% 증가했다. KB금융의 보험순이익 가운데 75%를 홀로 책임졌으며 신한금융의 전체 보험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반면 KB금융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금리인상 등 금융 변동성 확대에 따른 업황 악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은 2530억원으로 2021년(3362억원)보다 26% 줄었다. KB생명은 6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1년 전(466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37% 커졌다.

KB손보의 활약 덕분에 보험 대결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설 수 있었지만, 생보 계열사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이 압도적 차이로 KB금융을 따돌렸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463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보다 18% 증가했는데 업황 악화로 주요 생보사들이 실적부진을 겪은 점을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0.58% 감소했다. 특히 국내 생보업계 '빅(BIG) 3'로 꼽히는 삼성생명(-73.71%), 한화생명(-44.85%), 교보생명(-27.75%)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KB금융의 생보계열사 순이익은 1863억원으로 4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신한라이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년 전(2896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36%에 이른다.

◆ 신한라이프 vs KB라이프생명, 몸집 키우고 본격 경쟁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등 KB금융의 생보계열사가 올해 1월부터 KB라이프로 합병해 시너지를 꾀하고 있는 점은 올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보험대결 관전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비은행사업 강화를 위해 각각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합병작업을 거쳐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을 출범했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자산규모는 각각 24조7101억원, 10조1369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합산에 따르면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의 자산은 34조8470억원이 된다. 같은 기간 66조7539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신한라이프와 비교하면 30조원 이상 밀리지만 합병 시너지에 힘입어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은 보장성보험 및 변액보험 등에 강점을 가진 반면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저축성보험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합병에 따른 외형 확대와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영 효율화 외에도 보험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