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남궁견 회장의 아티스트코스메틱이 휴마시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가운데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시장이 대폭 축소되면서 불거진 매출 공백과 셀트리온과의 법적 다툼 등이 대표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차정학 대표 외 3인과 체결한 주식양수도 계약의 잔금을 지난 9일 조기 납입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기존 납일 예정인 2월28일보다 약 2주 앞당겨 잔금을 지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남궁견 회장이 휴마시스의 신규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셀트리온과의 소송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남 회장이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서 이사진이 선임되기 전 김성곤 경영지배인을 먼저 선임한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김 경영지배인이 선임 직후 휴마시스에 출근해 사업 전반을 두루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서다.

휴마시스는 현재 큰 틀에서 두 가지의 난관에 봉착해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 관련 시장 축소에 따른 매출 공백 우려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갔다. 작년만 해도 매출액은 4715억9318만원으로 전년 대비 46.5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같은 기간 12.33%, 25.6%씩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이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세계 보건당국은 최근 위드코로나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백악관 역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올해 5월11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코로나19 검사 시장 축소도 불가피해졌다. 휴마시스는 물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국내 대표 기업들도 마이너스 성장이 점쳐지는 이유다.

휴마시스는 올해 임신, 뎅기, 말라리아, 독감 등 다른 진단키트 사업을 강화해 코로나19 관련 매출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휴마시스의 매출 대부분이 코로나19와 관련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휴마시스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90% 이상이 코로나19 등 전염병 관련 검사 등에서 나오고 있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올해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을 타겟으로 당뇨 클리닉, 고감도 말라리아 테스트 등 제품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조달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주 계약을 통한 매출 확보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과의 법적분쟁도 휴마시스의 새 경영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수 백억원의 금액을 배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실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셀트리온과의 소송은 경영 불확실성을 높일 수 밖에 없는 요소다. 

휴마시스는 지난달 26일 셀트리온에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손해배상에 대해 120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미지급한 대금은 4103만 달러(약 516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도 같은 달 31일 휴마시스를 대상으로 602억원의 손해배상 및 선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경영지배인 선임으로 보다 적극적인 신규사업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셀트리온과의 법적 분쟁에 대한 대응도 강화해 빠른 시일내에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되찾고 새로운 진단키트의 국내외 승인이 신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