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난주 '깜짝' 최대주주 변경 발표 소식을 전한 휴마시스가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 대표 A씨 등이 휴마시스를 상대로 제기한 경영권 분쟁 소송을 모두 취하했기 때문이다. 갈등이 일단락 되는 듯한 모양새지만 시장에서는 주가 부진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단 반응 일색이다. 

휴마시스는 지난 27일 차정학 대표이사가 화장품 제조기업인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보유 지분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해당 계약은 발표 전까지 상당수의 내부 직원들도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업무 담당자도 공시 바로 전에 알 정도로 극비리에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현재 내부 직원들도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차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259만주를 주당 2만5060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다. 총금액 650억원 가운데 계약금 65억원은 이미 지급한 상태며, 나머지 잔금 585억원은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2월28일 지급될 예정이다. 계약 완료 시 아티스트코스메틱은 휴마시스 지분 7.6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최근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에서 신청한 경영권 분쟁도 모두 마무리돼 인수 후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실제 소액주주 구모씨 등은 지난해 11월에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신청과 올해 1월 신청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 등을 모두 27일자로 취하했다. 이는 새 주인인 아티스트코스메틱과 만나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취하에 따른 조건 등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구모씨 등과 함께 경영권 분쟁 최전선에 있던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카페지기는 "자진 취하는 사전조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자진 취하에 대한 여러 조건이 있을 수 있지만 자세한 건 아직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인수자 측에 주주친화정책 촉구와 제대로 된 신사업 추진, 체외진단 기업으로서의 성장 보장 등에 대한 내용을 요구할 것"이라며 "해당 안건이 미흡하게 반영된다면 표대결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송 취하 소식에도 일부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휴마시스의 한 소액주주는  "구 대표 등이 소송을 취하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면서 "(그가 소를 취하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성난 주주들을 달래려면 결국은 주가부양 등 주주친화정책이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갈등의 불씨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 주인 아티스트코스메틱이 M&A '큰 손'으로 알려진 남궁견 회장이 이끄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남 회장은 시장에서 '적자기업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인수 후 상장폐지 된 기업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 회장의 기업 인수 후 상장폐지 사례는 넘치도록 많다"면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남 회장의 위명을 듣고 경계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소액주주모임을 이끌던 대표가 갑작스레 소를 취하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방적인 결정에 새 경영진들과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무슨 약속을 받았는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