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올해 돛을 올린 동국제약 오너 2세 권기범 회장 체제가 순항하고 있다. 화장품 등 사업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가운데 내년에 추진 예정인 동국생명과학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49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52억원을 기록해 17.7%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약국유통환경이 개선된데 이어 헬스케어에서 화장품 사업 호조세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일반의약품(OTC)뿐 아니라 전문의약품(ETC), 헬스케어 사업 등 전반적으로 고른 실적을 거뒀단 얘기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져 동국제약의 올해 연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6500억원 고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동국제약의 화장품 매출액은 3분기 누적기준 25.1% 증가했다"며 "올 한해 화장품 매출액만 지난해보다 23.5% 증가한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국제약의 실적 개선은 오너 2세 경영을 본격화한 권기범 회장이 거둔 첫 해 성적표란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권 회장은 1967년생으로 1994년 동국제약에 입사했고 2001년 부친이 별세한 이후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1월 회장직에 오른 이후에는 현 6000억원 수준인 연매출을 오는 2025년 1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위탁제조(CMO) 사업 진출과 신규 원료 및 신약의 해외시장 수출 확대,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 신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단 방침도 공개했다. 앞서 화장품(센텔리안24), 생활용품 등의 다각화된 사업 영역을 고도화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회장 입장에선 올해 창사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후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동국생명과학 기업공개(IPO)를 통해 의료장비 진단기기 사업 경쟁력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다. 동국제약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은 진단의약품·영상진단장비·의료기기업체다.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당초 올 상반기 IPO를 추진하려 했으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내년으로 잠정 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동국생명과학까지 내년 IPO에 성공한다면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은 대표직을 맡은 2002년 이후 회사 성장세를 주도해왔다"며 "특히 신사업인 헬스케어 사업의 시장 안착까지 성사시킨만큼 향후 매출 1조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사업 호조로 최대실적이 예상되며 내년에도 현 기조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동국생명과학 IPO도 내년에 추진할 예정인데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해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