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휠라홀딩스가 올 들어 영업 활동을 할수록 현금이 유출되는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종속회사 아쿠쉬네트가 미국 골프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휠라홀딩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 5개 아울렛에 아쿠쉬네트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재고 소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누계 기준 휠라홀딩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13억원으로 전년 동기(4364억원) 대비 음수로 전환됐다. 남은 4분기 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1313억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2016년(-35억원) 이후 6년 만에 현금이 순유출 되는 상황에 놓였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휠라홀딩스가 그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상당한 현금을 창출해오던 회사란 점이다. 2017년 3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하며 전년(-35억원) 대비 양수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5246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2017~2021년) 간 영업활동을 통해 1조5933억원의 현금이 회사에 유입됐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영업으로 현금을 벌긴 커녕 줄곧 유출만 발생하고 있다. 이는 휠라홀딩스의 전체 매출 가운데 70% 가량을 차지하는 종속회사 아쿠쉬네트가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미국 현지 골프 인구 감소로 9월 말 기준 아쿠쉬네트의 재고자산 규모는 770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7.2% 불어났고, 이로 인해 휠라홀딩스의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 역시 같은 기간 67.9%(9278억원→1조5579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골프용품도 차츰 수요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의 수요 데이터를 보고 판매분을 비축해 뒀겠지만, 기대만큼 구매가 이뤄지지 않아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휠라홀딩스는 아쿠쉬네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판매 채널 다각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휠라홀딩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5개 미국 현지 아울렛에 아쿠쉬네트 브랜드를 입점시켜 제품 판매를 활성화 할 계획이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미국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탓에 기대 만큼 빠르게 재고 소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채널에 브랜드를 입점 시켜 인지도를 개선하고 판매를 활성화한다면 재고 감축과 현금흐름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