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LX세미콘이 지난 3분기 TV 수요 둔화 영향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X세미콘은 모바일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비중 확대에 집중해 TV용 DDI 매출 하락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X세미콘은 지난 3분기 매출 4786억원, 영업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3%, 52.3% 감소한 수치다. 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DDI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DDI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구성하는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칩으로 대형 DDI는 TV·모니터·노트북 패널에 소형 DDI는 주로 모바일·태블릿 패널에 탑재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수요가 줄어들면서 대형 DDI의 수요도 급격히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이 2억200만대로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LX세미콘의 전체 매출 중 대형DDI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LX세미콘의 제품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대형 DDI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50% 이상을 차지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 3분기 매출 비중 살펴보면 대형 DDI가 50%, 소형 DDI가 39%, 시스템온칩(SoC) 및 기타 부문이 11%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대형 DDI 비중이 9% 포인트 감소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별 매출을 살펴보면 TV 부문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3분기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비중은 TV(34%), IT(20%), 모바일(39%), 기타(7%) 순이다. 특히 TV는 지난해 3분기 44%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TV 출하량 감소가 대형 DDI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TV 출하량이 올해보다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LX세미콘은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모바일 분야에 집중해 실적 둔화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3분기 애플리케이션별 매출 중 모바일은 39%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0%포인트 증가했기 때문이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 업체 BOE에 DDI를 공급해 아이폰14 시리즈에 DDI를 탑재하고 있다. 이에 LX세미콘은 BOE에 모바일용 OLED DDI 공급을 확대해 모바일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OLED DDI는 기존 LCD 대비 부가가치가 높아 공급 확대를 통해 TV 실적 부진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LCD에서 OLED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면서 "OLED DDI가 기존 LCD DDI 대비 고가라 경쟁력이 높다. LX세미콘이 OLED DDI 공급을 대폭 늘리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TV나 모바일 등 전방산업이 불안정해지면서 한쪽에 쏠리지 않고 제품별 매출 비중을 다각화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