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AB자산운용(얼라이언스번스틴)의 포트폴리오 매니징 역량이 한 층 강화될 전망이다. '채권통'인 유재흥 파트장(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1인 체제에서 벗어나 주식 파트를 전담할 매니저를 영입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악화로 얼어붙은 주식 시장에 보다 면밀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B운용은 역내 8개 펀드(주식-재간접형)의 운용전문인력에 변화를 줬다. ▲AB미국그로스 ▲AB셀렉트미국 ▲AB글로벌로우벌 ▲AB미국그로스UH ▲AB지속가능글로벌테마 ▲AB유럽주식 ▲AB인터내셔널헬스케어의 책임운용역이 기존 유재흥 파트장에서 이재욱 매니저로 바뀌었다. 유 파트장은 부책임운용역으로 보직을 바꿔 이 매니저를 보좌한다. 이 가운데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과 AB셀렉트미국증권투자신탁을 제외한 6개 펀드는 설정 때부터 유 파트장이 홀로 운용을 책임져 왔다.

2003년 서울 사무소를 설립한 AB운용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운용사다. 2009년 글로벌 고금리 채무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를 국내 일반투자자에게 최초로 제공했다. 운용자산(AUM)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특히 2010년경부터 매년 글로벌 전통자산(주식‧채권) 시장을 전망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유 파트장은 프랭클린템플턴 매크로 애널리스트, KDB 산은자산운용 해외투자팀장, 신한금융투자 FICC 운용2팀장 등을 거친 '채권통'이다. AB운용에는 2012년 1월에 합류해 14개(주식형 8개‧채권형6개)의 역내 펀드 모두를 담당해 왔다. AB운용의 간판 운용역으로서 간담회 때 직접 시장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스텝이 한창이던 지난 7월, 미국의 가계저축과 실업률 등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경기침체(Recession)는 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놔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8개의 주식형 펀드 책임운용역을 바꾼 건 운용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유 파트장이 채권 운용에 강점을 가진 만큼 주식 운용에 특화된 인력을 새롭게 영입한 것이다. 이 매니저(1988년생)는 유 파트장(1970년생)과는 18살 터울로 외국계 하우스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HSBC은행 펀드서비스팀(2011년 9월~ 2013년 7월) ▲프랑스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 트레이딩팀(2013년 7월~ 2014년 8월) ▲블랙록자산운용(2014년 9월~ 2022년 4월)을 거쳤다. 지난 6월에 AB운용으로 옮긴 이 매니저는 4개월 간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외에도 이 매니저는 유 파트장이 책임운용을 맡는 6개 채권형 펀드의 부책임운용역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나홀로 역외 펀드 전체를 전담해 오던 유 파트장의 짐이 덜어진 만큼 AB운용의 상품 운용 역량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해 AB자산운용 관계자는 "고금리, 고환율 등의 여파로 인해 주식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주식 포트폴리오를 전담할 운용역을 보강했다"며 "강화된 인력풀을 토대로 내년도 상반기 시장을 조망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