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LX하우시스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기업어음(CP)으로 대응한다. 회사채 시장 경색 속에서도 차환리스크는 피했지만, 차입 만기는 짧아지고 조달금리는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자부담이 쌓여가는 와중에도 실적부진이 지속돼 LX하우시스의 이자보상배율은 1배가 채 되지 않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지난 2017년 11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이날 돌아온다. LX하우시스는 지난달 11일 6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CP를 발행해 둔 바 있어, 이를 활용해 회사채 상환에 나설 예정이다. 금리인상 여파로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심화되고 있지만 단기 차입으로 차환리스크에 대응한 것이다.

다만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차입금 조달금리는 치솟고 있어 LX하우시스의 재무부담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LX하우시스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25억8000만원에 그쳤다. 전년동기(600억5000만원) 대비 80% 가까이 급감한 실적이다. 반면 이자지급비용은 지난해부터 분기별 60억원 안팎을 유지, 올 상반기 누적 이자지급비용은 128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이 0.98배에 그쳐 상반기 내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재무구조를 나타낸 것이었다. 이자지급 기준을 '차입금에 대한 이자' 기준으로 좁혀 이자보상배율을 계산하면 1.2배 수준으로 소폭 나아진다. 그러나 금리인상 여파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LX하우시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증권가에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지급비용 증가세가 더 가파른 상황이다.

LX하우시스가 지난달 11일 발행한 CP의 조달금리는 공시되지 않았지만, 같은날 기준 LX하우시스가 속한 단기신용등급(A2+)의 1년물 시가평가기준수익률 민평평균은 4.70% 수준이었다. 이달 상환을 앞둔 LX하우시스의 회사채 금리는 2.908%로, CP 발행을 택하면서 금리는 180bp(1bp=0.01%포인트) 가량 높아진 셈이다. 차입규모가 6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차환으로만 연간 이자지급비용이 약 17억5000만원에서 28억원으로 10억원 가량 높아진다.

차입구조가 단기화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상반기 말 기준 LX하우시스의 총차입금은 1조1028억원으로, 단기성 차입금은 44.4%(약 4896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회사채 상환도 1년 만기 CP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당장 내년의 과제로 남겨뒀다. LX하우시스는 내년 1분기에도 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X하우시스는 올해 공모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발행하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사모채, CP 등으로 대체자금조달에 분주한 모습"이라며 "차입금에 대한 상환은 원활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만기구조가 단기화되는 등 차입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시장지위는 안정적이지만,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과중해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