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사업역량 제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인재영입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진출까지 내다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의 해리 클리엔쏘스씨를 미국 법인 'SK bioscience USA'의 백신 연구개발(R&D) 전략 및 대외 혁신담당 부사장으로 신규 영입했다. 해리 클리엔쏘스 부사장은 영국 생명공학 기업인 아캄비스 연구소 부소장, 사노피 파스퇴르 과학혁신 담당 부사장, 빌&멜린다게이츠 재단 'Senior Program Officer'를 역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샐리최 약물평가연구센터 산하 제네릭 의약품사무국 국장도 임상과 인허가, 메디칼 분야 총괄 허가임상본부장으로 추가 영입했다. 샐리최 본부장은 BMS,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거쳐 FDA에서 12년간 근무한 전문가란 평가다.

앞서 이달 초에는 '경영전략 전문가'이자 글로벌 컨설팅 법인 EY 출신 김영석 실장을 전략기획 담당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인재영입은 코로나19 백신생산에 따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일환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은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찍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스카이코비원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은 단순 인재영입 뿐만이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인 힐레만연구소와 '신규 백신 및 플랫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힐레만연구소는 글로벌 제약사 MSD와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 연구 지원재단인 영국 웰컴트러스트가 합작 투자해 2009년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중·저개발국의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백신 R&D 전 과정에 걸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MOU를 통해 R&D 영역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층 더 확장했다는 입장이다. 빌&멜린다 게이츠재단과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 국제기구와 협업까지 더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 연구기관으로 파트너십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시장이 일찍이 포화상태이다보니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지만 해외, 특히 중·저개발국은 다르다"며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는 코로나19 백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A 가능성도 한층 무르익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코로나19 백신사업이 활기를 띌수 있는 만큼 CGT(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 진출 등 신사업을 위한 M&A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M&A 자금 확보차원에서 2025년까지 코로나19 백신사업으로 조성한 재원과 외부 투자 등을 통해 10조원의 실탄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업공개(IPO)와 추가적인 인수 금융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사세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