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HLB(에이치엘비)가 '리보세라닙' 글로벌 간암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간암 1차 치료제 신약허가신청(NDA) 속도를 높이게 됐다. 연내에 신청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통상적인 FDA의 신약허가 절차를 고려했을 때 내년 1분기 내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는 유럽암학회(ESMO 2022) 개최 하루 전 '리보세라닙(VEGFR-2 저해)'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PD-1 저해)' 병용 임상 3상 결과 초록을 공개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 임상 3상을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13개국에서 543명을 대상으로 2019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진행했다. 주평가지표는 리보세라닙이 캄렐리주맙과 병행했을 때의 전체생존기간(OS),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기존 간암 1차 표준치료제인 '넥사바(소라페닙, Sorafenib)'과 대조하는 방식이다.

HLB의 초록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mOS(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2.1개월로 넥사바(15.2개월)보다 생존 기간이 길게 나타났다. 또 다른 유효성지표인 mPFS(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5.6개월로 넥사바(3.7개월)보다 길었다. 이번 임상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10일 ESMO 오프닝 세션에서 구두 발표될 예정이다.

HLB는 해당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리보세라닙을 간암 1차 치료제로 신약허가신청(NDA)에 나설 계획이다.

HLB는 이미 ESMO 발표와 함께 신약승인을 위한 허가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달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Pre-NDA(신약허가신청 전 사전협의) 미팅 신청을 완료했다. 늦어도 내달 중순 내로 Pre-NDA 미팅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며, 1개월 내로 Pre-NDA 미팅에 따른 회의록이 나오면 이를 검토해 NDA를 제출할 방침이다.

HLB 관계자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모두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간암 1차 치료제의 NDA 절차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망 순위가 4위인 암종이며, 국내 암 발생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간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40%로 다른 암종에 비해 예후가 나쁜 편이다. 글로브 뉴스와이어(GLOBE NEWSWIRE)에 따르면 지난해 간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10억6000만달러(약 1조3780억원)였으며, 2025년까지 21억8700만달러(약 2조8431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HLB는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이 간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도 인허가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예정이다. 또한 간암 치료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리보세라닙을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게 HLB의 전략이다.

HLB 관계자는 "간암 치료제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 될 것이라며 "아직 리보세라닙의 약가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경쟁 제품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암 치료제 NDA는 연내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라 선낭암 1차 치료제 NDA 신청이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HLB는 선낭암 임상 3상 승인 전에 NDA 허가를 받고 조건부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가속 승인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FDA와 이와 관련한 EOP(End-of-Phase) 미팅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