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9월 3일까지였던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의 자펀드 결성시한을 1개월씩 연장해줬다. 향후 펀드 조성 진행상황에 따라 결성시한을 추가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시 출자사업으로 전환해 새로운 위탁운용사(GP)를 선발하는 것보다, 기한을 연장해주는 게 펀드 결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으로 기한 내 펀드를 결성하고도 손해를 보는 GP도 생겼다. 결성시한을 맞추기 위해 유한책임조합원(LP) 구성을 바꾼 곳들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출자사업 접수 당시 제출한 LOC와 실제 LP 구성이 다를 경우 페널티를 부과한다. 펀드 결성일로부터 6개월간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제재다. LP 구성을 바꾼 운용사가 9월에 펀드를 결성했다고 가정하면, 내년 3월까지 한국벤처투자가 주관하는 출자사업에 지원할 수 없는 셈이다.

작년에도 이 같은 규정 탓에 페널티를 부과 받은 운용사도 있다. 펀드 결성시한은 넘기지 않았지만 제출한 LOC와 다른 출자기관에서 자금을 끌어온 까닭이다. 만약 펀드 결성시한을 더욱 연장할 수 있었다면, LOC 출자자와 협의를 통해 페널티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가 펀드 결성시한을 연장해주면서 페널티를 감수하면서까지 기한 내 펀드 조성을 위해 노력한 운용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됐다"며 "모태펀드 출자사업 일정이 연초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운용사의 상반기 펀드레이징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자금 모집이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펀드 결성시한을 연장해준 것부터가 형평성에 어긋나는데, 출자자 구성을 바꿔서라도 펀드를 조성한 운용사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건 모난 돌이 정 맞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6개월이라는 출자사업 참여제한 기간이라도 좀 줄일 필요가 있다"며 "어렵게 민간자금을 끌어와 펀드를 결성해 낸 능력 있는 운용사들이 오히려 내년에는 신청 조차 할 수 없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벤처투자는 LP 구성 변동에 따른 페널티를 그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출자사업 접수 당시 제출한 LOC와 다른 곳에서 자금을 끌어올 경우 6개월 간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할 방침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펀드 결성시한 연장과 별개로 LOC 변동에 따른 페널티를 그대로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번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만 예외적으로 페널티 부과를 면제해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