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KB라이프생명보험의 장기신용등급이 최소 'AA' 이상 받을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KB생명의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A+/안정적)을 '긍정적 검토(Positive Review)' 대상으로 등록했다. 같은 KB금융그룹 계열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과의 합병으로 시장점유율 확대 등 경쟁력 제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 조치다.

앞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존속법인)이 KB생명(소멸법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생보 계열사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법인명은 KB라이프생명으로 예정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결국 내년이면 소멸법인인 KB생명의 채권이 KB라이프생명(푸르덴셜생명)으로 이관된다. KB생명의 후순위채 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될 가능성이 큰 만큼, 통합 보험사의 선순위채 등급, 즉 장기신용등급은 그 이상이 확실시 된다. 일반적으로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상환의 후순위성을 고려해 선순위채 신용등급보다 1노치 낮게 부여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이번 한기평의 보고서는 결국 KB라이프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못 해도 'AA-' 이상으로 보겠다는 시그널을 제시한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신용등급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KB생명이 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하게 되면 지난 1분기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4.39%로 업계 7위까지 발돋움하게 된다. 보종별 시장점유율은 보장성보험 3,9%, 저축성보험 5.2%, 변액보험 6.1% 등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의 전폭적인 지원도 예상된다. 

신평사들은 양사 간 주력 영업기반이 다르고 보험부채 구조상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신제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급여력(RBC)비율이 300%대 후반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KB생명도 보험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개선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금리리스크 부담은 낮은 편이다.

이와 관련해, 박광식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간 합병법인이 출범할 경우 시장점유율 제고가 예상되며 고객정보 공유, 비용 효율화 등 시너지 효과에 따라 영업기반 확대 및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합병으로 인한 신용평가 영향을 유보하긴 했으나 시장 지위 제고 효과는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KB생명이 과거 수주했던 저축성보험 등의 영향으로 합병 후 일정 기간 자본력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리스크로 살피면서 한기평과 입장이 갈렸다. 한신평은 특히 내년 회계제도 변경이 겹치는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선영 한신평 연구원은 "당사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간 합병법인의 재무정보 검토 절차를 거쳐 금융위원회의 합병인가 시점에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신용도에 합병 영향을 반영할 계획"이라며 "이후 최종 합병 시점에 합병법인 신용도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한신평이 평가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IFSR) 등급은 각각 'AAA/안정적', 'AA-/안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