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토니모리의 새 수장을 맡은 김승철 사장(사진)의 어깨가 무겁다. 김 사장은 온라인과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한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수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된 탓에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17일 토니모리에 따르면 올 3월 대표 자리에 오른 김 사장은 투트랙 전략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쳐온 만큼 온라인과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토니모리가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것은 최근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토니모리는 1분기 매출액이 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적자 폭이 개선됐다. 사업 확장에 따른 외형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토니모리의 사장 자리는 2018년 1월 취임한 주용건 전 사장이 사임한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김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면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흑자전환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한 것은 경영 전문성을 강화하고 매출의 양적·질적 도약을 이루기 위한 차원이다"라며 "그간 꾸준히 노력해 온 온라인과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빠른 시일 내에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여파가 여전한 탓에 화장품 시장 전망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펫사업 안착까지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기업들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사업 성과도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사료 제조업체 오션과 반려동물용품 판매 기업 베이펫이 아직까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오션은 매출액 29억원과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했고, 베이펫은 5400만원의 순손실만 냈다. 

전체 실적도 수년째 내리막길이다. 2017년 적자전환한 토니모리는 2018년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3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255억원, 2021년 135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2018~2021년) 매출액도 2057억원에서 1146억원으로 44.3%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선 'CEO 무덤'이란 오명이 향후 회사 경영에 있어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토니모리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CEO가 5번이나 바뀌면서 내부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는 그간의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드샵 브랜드들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사업확장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부 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신사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