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 영구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에 나설 방침이다. 콜옵션(중도상환청구권) 행사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환을 위한 추가채권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콜옵션 이후 인수자인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의 전환권 행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총 주식의 21.6% 규모 물량이 신규 상장된다. 다만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추진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지분매각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6월에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97회차 CB에 대한 콜옵션을 오는 6월 25일(만기일로부터 5영업일 전) 이전에 행사할 계획이다. 이자지급 기일인 6월 30일을 기준으로 채권금리가 스텝업(최초금리 + 연 2.5% 및 조정금리 가산) 되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 역시 채권금리 스텝업을 앞두고 콜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이번 영구채의 최초 금리는 7.2%로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CB에서만 연 216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왔다. 이는 작년 전체 영업이익(932억원)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외에 미상환영구CB 잔액(92ㆍ93ㆍ98ㆍ99회차 8600억원)에서 파생되는 이자를 합산할 경우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92ㆍ93회차 CB는 이미 스텝업이 적용된 9.7%의 금리로 연간 485억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97회차) 발행일 2년 경과 후인 오는 6월30일부터 가산된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며 "연 2.5%에 최근 금리상승으로 조정금리도 높아 중도상환 의지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조기상환을 위한 추가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6월중 97회차 영구채에 대한 차환목적으로 신규 CB를 발행할 계획이며 규모 등 세부사항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콜옵션 행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CB 인수자인 산은과 수은의 전환권 행사에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기발행주식총수의 21.6%에 달하는 신규 주식이 상장돼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환권 행사 가능성은 높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기준 전환가액은 1만4656원으로, 전환에 따라 발생할 주식총수는 2046만9432주다. 회사의 현재 주가는 1만8800원 수준으로 전환권 행사시 산은ㆍ수은은 약 848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오버행 이슈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산은ㆍ수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추진하는 주체로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CB 전환물량은 상당한 편이지만, 실질적인 매도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업황개선과 함께 대한항공의 대규모 인수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요인도 주가부담을 완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