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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코인?...두 번째 이름 바꾼 싸이월드 코인
원재연 기자
2022.03.28 08:06:39
베타랩스와 분쟁 해결 이후 '코넌' 리브랜딩한 '싸이콘' 공개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1년 간 수 차례 서비스 공개를 미뤄온 싸이월드가 오는 4월 2일 정식 재개장을 앞두고 또다시 '싸이월드' 이름을 내건 가상자산을 선보였다. 새로운 가상자산 공개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싸이월드 이름을 달고 나타난 수많은 코인들은 이제부터는 '무용지물'이라는 싸이월드의 입장에 투자자들의 혼란을 겪고 있다. 


◆ 싸이월드제트 손 들어준 법원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8일 베타랩스가 지난 2월 싸이월드제트를 상대로 낸 '암호화폐 발행 등의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소송에 대해 '전부 기각'을 결정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해 3월 베타랩스와 싸이월드 메인넷 구축에 관한 협약을 맺고 가상자산 '싸이클럽(Cyclub)'과 '싸이도토리(DOTR)'을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여러 문제들로 싸이월드 재오픈이 미뤄지는 동안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간 '싸이월드'의 이름을 건 분쟁이 발생했다. 베타랩스가 싸이월드 이름을 남용한 가상자산과 법인을 우후죽순 세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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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1월 베타랩스를 상대로 '코인발행합의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베타랩스는 이에 반발하며 지난 2월 싸이월드제트를 상대로 "싸이월드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무효"라며 소송을 걸고 나섰다. 


법원은 싸이월드제트의 손을 들어줬다. 18일 이후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의 계약이 명시적으로 해지됨에 따라 베타랩스가 발행한 가상자산 싸이클럽(Cyclub)과 싸이도토리(DOTR) 또한 싸이월드와 관계없는 가상자산이 됐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현재 모든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싸이도토리(CyDotori, DOTR)는 더 이상 싸이월드제트 또는 싸이월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싸이클럽이 싸이월드와 리브랜딩 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에 어떠한 사업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빗썸에 상장된 싸이클럽코인은 지난 2월 베타랩스의 소송 제기 이후 연일 하락세를 걷고 있다. 24일 빗썸 기준 싸이클럽 가격은 21원으로, 지난해 최고점인 420원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이 됐다. 


싸이콘 활용도. (출처=코넌)

◆ 두번째 리브랜딩…'코넌'에서 '싸이콘'으로


싸이클럽의 퇴장과 동시에 싸이월드는 새로운 백서와 가상자산을 내놨다. 싸이월드제트는 23일부터 기존 '코넌(CONUN)' 이름을 '싸이콘(CYCON)'으로 변경하고 싸이월드의 새로운 기축통화로 사용된다고 발표했다. 


코넌은 지난 2019년 공개된 분산형 슈퍼컴퓨팅 플랫폼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싸이월드와 분산저장 시스템 코넌드라이브 제공 계약을 맺은 후 싸이월드 패밀리에 합류했다. 


기존 유통되던 가상자산 이름을 바꾸고 백서를 리브랜딩해 사용하는 것은 블록체인 기업들에서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지난해에도 베타랩스가 발행한 'MCI 코인'을 '싸이클럽'으로 리브랜딩해 기축통화로 사용하겠다 표명한 바 있다. 


싸이월드가 직접 가상자산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코인을 이름만 바꾼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 셈. 이번 리브랜딩으로 코넌은 기존의 백서를 뒤엎고 싸이월드와 실질적 결합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싸이콘 회장은 기존 코넌을 운영한 표세진 코넌 대표가 맡았다. 


2021년 7월 빗썸 공지 (출처=빗썸)

◆ 코넌, 두 번의 '유의종목' 불명예 벗을까


'싸이월드' 테마에 올라타고 리브랜딩한 가상자산들의 공통점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에 몇년 전 상장돼 있었다는 점이다. 앞서 싸이월드의 이름을 쓴 '싸이클럽'은 2021년 리브랜딩 이전 'MCI 코인'으로 2020년 빗썸에 상장됐다. 이번에 '싸이콘'으로 리브랜딩한 코넌 역시 지난 2019년 빗썸에 상장돼 이미 거래되고 있다. 


싸이월드제트 입장에서는 기존에 가상자산을 리브랜딩 하는 것이 신속하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이 간편해진다. 거래소에 이미 상장돼 있어 새로 상장을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가상자산 유통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번에 정식 '싸이월드 코인'으로 선정된 코넌의 부정적인 평판이 싸이월드에는 부담이다. 지난해 빗썸에서 두 차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코넌은 지난 2021년 4월 빗썸에서 '상장 시 대비 시가총액의 큰 폭 하락과 거래가격 지속하락' 등을 이유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유의종목 지정 해지 이후에도 같은해 7월 "재단이 제출한 소명 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또다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코넌이 싸이월드제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유의종목 해제 직후다. 사업 진행 상황 관련이 아닌 가격 하락과 관련된 문제지만 유의종목 지정 이력이 있는 가상자산이 또다시 새로운 '싸이월드 코인'으로 등장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코넌은 지난 18일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와의 분쟁에서 싸이월드의 승소 소식 이후 약 90원까지 상승하며 보름간 약 500%의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싸이콘으로의 리브랜딩 발표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며 24일 빗썸 기준 약 54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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