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홍중 사장은 자신이 추천한 이사 후보 4명에 대해 찬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15일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전날 이종원 회장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 것에 대해 곧바로 응수한 셈이다. 

앞서 이 사장은 본인과 현 건축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심명용 상무를 2명의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두 후보가 지난해 수주 1조원을 돌파하며 지역 건설업계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 전문 건설경영인"이라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종원 회장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2인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장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위치에서 이종원 대표이사의 전횡을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며 "특히 이 대표이사는 당사 내부감사 결과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를 통해 당사로부터 '통행세'를 수취한 혐의로 사익 편취가 적발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사장은 2명의 사외이사 후보로 박정호 대구시 감사청구심의회 위원장과 김창권 중소회계법인협의회 부회장을 추천했다. 이 사장은 "박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 등과 관련한 당사의 법률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후보의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회사의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장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김홍일·김효선 후보)에 대해선 "당사의 핵심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평가절하했다. 앞서 이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로 전 IBK자산운용 부사장을 지낸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대표와 UNDP 뉴욕본부 프로그램 담당관을 지낸 김효선 KCFA 한국탄소금융협회 대표를 추천했다.

이홍중 사장은 의결권 대리행사와 관련한 업무를 3곳(법무법인 기현, D.F. KING, 팀스)에 위탁했다. 이들은 의결권 대리행사 위임장을 작성해 오는 18일부터 주주들에게 본격 발송할 예정이다. 위임장을 받은 주주들은 서명해 우편 등으로 재발송하거나 22일부터 진행하는 전자투표에 임하면 된다. 주주 자격기준은 2021년 12월31일까지 화성산업 지분을 보유한 주주 전체다.

현재 양측은 초박빙의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종원 회장 등 특수관계자 11명의 지분은 19.94%, 이홍중 사장 등 특수관계자 13명의 지분은 21.40%다. 나머지 60%에 가까운 지분은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향후 양측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