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공구우먼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하면서 패션업계 기업공개(IPO) 부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구우먼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 주식 수는 140만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6000~3만10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364억~434억원이다. 다음달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3월 중 상장 예정으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공구우먼은 2003년 설립된 플러스 사이즈 여성 패션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여성 플러스 사이즈 시장을 선점하며 회원수 44만명을 확보했다. 코로나19로 패션업계가 위축됐지만, 공구우먼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온기 기준 매출액 326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316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공구우먼의 흥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패션업계 IPO가 모두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상장한 까스텔바작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1만9000원)에 못 미친 1만2000원에 확정했다. 수요예측에서 공모 밴드 상단을 제시한 기관은 3곳에 불과했다. 수요예측 참여기관(208개) 중 71.2%가 밴드 하단 미만을 제시했다. 경쟁률은 32.53대 1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청약 경쟁률 3.4대 1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갔다. 골프웨어로 유명한 까스텔바작은 프랑스 오리지널 브랜드 기반의 토탈 패션 기업이다.

2020년 상장한 더네이쳐홀딩스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부진 고리를 끊지 못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으로 유명한 패션업체이고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미디어 커머스 업체를 표방하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에서 발생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수요예측 경쟁률 97.21대 1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4만5000~5만원) 하단에 가까운 4만6000원에 확정했다. 이어진 청약에서도 15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역시 공모가를 밴드(1만2400~1만5300원) 하단 수준인 1만3000원에 결정했고 청약 경쟁률은 8.54대 1로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구우먼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패션 시장이 저성상 기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온라인 시장 거래규모는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의 경우 2020년 온라인 15조원, 모바일 1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8%, 8.1% 증가했다.

또 플러스 사이즈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경쟁사들과 달리 66~120사이즈와 같은 타깃 고객층을 명확히 설정해 이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점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이 IPO를 하는 것은 공구우먼이 최초"라며 "이전에는 광고 형태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한 품목이 의류 관련인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구우먼 제품이 빅사이즈에 한정돼있지만 기존 의류업체는 표준이나 마른 체형에 맞춰 제품이 나오는 것과 달리 빅사이즈 여성 체형에 맞는 옷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전략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며 "또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재고 부담도 적은 등의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