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신라젠이 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한 만큼 반드시 거래재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1일 신라젠이 1년간의 개선기간 종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이행내역서가 제출되면 그 다음날부터 20영업일(1월18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라젠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이미 제출했고, 최근까지 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추가적인 보완작업을 진행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지난해 5월4일 거래정지됐다. 신라젠은 한때 항암 바이러스 신약 펙사벡 임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었던 만큼 업계의 충격은 더욱 컸다.

신라젠은 2015년 10월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왔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우두) 바이러스로 만든 차세대 항암제다. 그러나 펙사벡은 이번 무용성 평가에서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무용성 평가는 펙사벡에 신약으로서 개발될 이유가 충분한 지 여부를 살펴보는 중간 기착지다.

핵심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이 중단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문은상 전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까지 터지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다. 이후 거래소로부터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신라젠은 최대주주 변경(엠투엔) 및 자본금 확충, 경영지속성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신라젠의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제출 소식에 17만 소액주주들의 기대감도 높다. 이들은 기심위가 거래재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신라젠의 한 소액주주는 "주주들은 이미 99.99% 이상의 확률로 기심위가 거래재개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엠투엔이라는 새 최대주주를 맞이하면서 전 최대주주와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졌고 거래소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례상장으로 인해 내년까지 30억원대 매출을 발생 시켜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이미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안다"며 "모든 악재가 해소됐기 때문에 기심위가 하루라도 빨리 열렸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수 십만 명의 소액주주들이 모여있는 신라젠 소액주주연합 관계자 역시 "최대주주 변경 뿐만 아니라 거래소는 500억원의 자본금 확보를 요구했지만 신라젠은 1200억원을 확보하는 등 더 충실하게 준비가 된 것으로 안다"며 "충실하게 개선계획을 이행했기 때문에 거래재개에 대한 희망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