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IB)업계에 따르면 씨유메디칼의 자회사 씨유헬스케어는 오는 30일 한솔시큐어의 주식 인수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총 거래 규모는 280억원으로, 그 중 계약금 56억원은 이미 계약 체결과 동시에 지급했다. 

씨유헬스케어는 씨유메디칼이 2018년에 세운 자회사로 자본금은 약 20억원이다. 씨유헬스케어가 한솔시큐어의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모회사인 씨유메디칼이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씨유메디칼은 한솔시큐어의 인수를 앞두고 지난 10일 60억원어치의 9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밝힌 사용 목적은 타법인 증권 투자자금이었다. 한솔시큐어 인수를 위해 투자금을 외부에서 유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씨유메디칼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사업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액도 2015년 257억원에서 지난해 818억원까지 늘어나면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이 실적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씨유메디칼은 지난해 25억원의 영업이익에도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에 대한 이자 등으로 금융원가 69억원이 발생한 것이 주 요인이었다.

씨유메디칼은 신사업 투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조달하고 있다. 단기차입과 동시에 CB를 여러차례 발행했는데, 지난해만 3월 50억원(6회차), 5월 50억원(7회차), 11월 80억원(8회차) 등 세번에 걸쳐 총 180억원을 조달했다.

2018년에도 5월과 8월에 각각 120억원(4회차), 65억원(5회차) 두 차례의 CB 투자를 유치했다. 4회차, 5회차 CB는 일부 보통주로 전환됐다. 현재 씨유메디칼의 미상환 CB의 잔액은 총 338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CB는 저렴한 금융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환가능 주식수가 많아질 경우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가능성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다. 씨유메디칼도 미상환 CB 잔액이 시가총액(약 343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대량으로 보통주 전환이 이뤄질시 유통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씨유메디칼은 주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이 대부분 리픽싱 하한선(최초 전환가액의 70%)에 도달했다. 그에 따라 전환가능주식수도 늘어났다. 현재 미상환 CB의 전환가능 주식수를 모두 더하면 약 1600만주를 넘어선다. 현재 상장주식 총수인 1880만여주의 약 85% 수준이다. 향후 주가가 2000원대를 회복할 경우, CB의 보통주 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씨유메디칼은 한솔시큐어 인수를 위한 CB 발행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씨유메디칼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92억원 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9회차 CB 발행으로 60억원의 현금을 조달하게 된다.

씨유메디칼 관계자는 "최근 발행한 CB들은 신사업 투자를 위한 목적"이라며 "현재로선 CB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