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중국계 블록체인 플랫폼 '트론(Tron)이 블록체인 기반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스팀잇(Steemit)'서비스와 스팀 재단(Steemit Inc)을 인수한다. 재정난을 겪던 스팀잇이 트론에 인수돼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트론 입장에서는 스팀 기반 디앱(Dapp)을 모두 흡수하며 메인넷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트론 재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팀잇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팀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던 코인은 트론 기반 코인으로 전환되며, 스팀 블록체인 기반 디앱들은 모두 트론 기반으로 옮길 예정이다. 트론 측은 트론 기반 스팀잇을 '스팀잇 2.0'이라고 소개하며 “스팀 블록체인 기반 디앱은 2000만명에 달하는 트론 사용자 커뮤니티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론 재단은 기존 트론 코인(TRX) 보유자에게 새로 발행될 '트론 기반 스팀 토큰'을 증정할 계획이다.

스팀잇은 2016년 스팀 재단이 스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서비스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올리면 자체 암호화폐인 스팀 코인(Steem)을 보상으로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돈 버는 SNS’로 주목 받으며 블록체인 서비스 중에서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현재 계정 기준으로는 100만명 이상이 스팀잇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스팀 코인의 시세가 점차 하락한데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재정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8달러까지 올랐던 스팀 코인의 시세는 현재 0.2달러 수준이다. 2018년 스팀잇은 전체 직원 중 70%를 해고했으며 운영비 절감을 위해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아닌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사용했다. 3년이 지났지만 현재 상황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디앱 전문 통계사이트 ‘스테이트오브더디앱(State of the dapps)’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의 트랜잭션 수는 1만 건 수준으로 이용자 수에 비해 적은 편이다. 

네드 스캇(Ned Scott) 스팀잇 공동창업자 겸 전 대표는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스팀잇을 트론에 팔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스팀잇이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트론이 스팀잇과 스팀 재단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트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더리움 기반 디앱 수는 2700개 이상, 이오스 기반 디앱은 30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트론의 디앱 수는 695개다. 각자 다른 특징을 가진 여러 메인넷이 등장한 가운데, 생존을 위해 킬러앱(Killer-app)을 발굴해야하는 메인넷 입장에서는 디앱 수가 많아야 유리하다. 이번 파트너십 이후 95개의 스팀 디앱이 트론 기반으로 전환되면 트론 디앱 수는 약 800개로 늘어난다. 스팀잇 외에도 스팀 디앱 중에서는 ▲유튜브를 대체하는 디튜브(D.Tube)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SNS인 애픽스(APPICS) ▲피트니스 서비스 액티핏(Actifit) 등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해당 서비스가 모두 트론 기반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트론 재단은 “파트너십을 통해 트론은 800개의 디앱을 갖게 되고, 블록체인 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 하게 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트론 재단의 대표인 저스틴 선(Justin Sun)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론의 디앱 생태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라며 "트론과 스팀은 탈중앙화 소셜미디어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론은 앞서 2018년에도 인기 P2P 파일 전송 서비스 '비트토렌트(BitTorrent)'를 인수했다. 비트토렌트는 트론 인수 후 블록체인 기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