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매출과 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큰 폭 증가한 부분이 눈에 띈다. 기아자동차는 핵심 신차 출시, 글로벌 판매 확대, 모빌리티 서비스 전개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22일 기아차는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5% 늘어난 16조1055억원, 영업이익은 54.6% 증가한 590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요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신차 판매, 매출단가가 높은 SUV와 친환경차 판매 확대, 우호적인 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총 판매(도매기준)는 전년보다 1.4% 감소한 72만8296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수판매는 5.8% 증가한 14만4888대를 달성했으나 해외에서 3.1% 감소한 58만3408대 판매에 그친 까닭이다.

내수시장은 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셀토스, K7과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 신형 K5 등 주요 신차들이 판매를 견인하며 상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했다. 반면 해외시장은 미국, 유럽 등의 판매 확대와 성공적인 인도시장 진입이라는 긍정적 이슈가 있었으나 중국, 러시아, 중남미지역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요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이 지속되며 전체적인 시장 수요가 침체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졌다”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전체 도매판매 대수는 소폭 감소했으나 고수익 신차종 판매 확대를 통한 판매 믹스 개선과 함께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이 더해져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4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연간 실적도 크게 향상됐다. 기아차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7.3% 증가한 58조1460억원을 달성했다. 고수익 차종의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등이 주효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3분기 품질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73.6% 대폭 늘어난 2조97억원을 달성했다. 판매 믹스 개선, 재고 안정화, 인센티브 축소 등의 전반적인 수익성 요소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1분기 통상임금 환입 효과 등이 컸다. 특히 텔루라이드는 최근 전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대형 SUV시장에서 6만대 가까이(현지판매 기준 5만8604대) 판매되며 기아차의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에 기여했다.

기아차는 올해도 신차를 앞세워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 대비 4.9% 증가한 296만대(CKD 포함)로 잡았다. 국내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52만대, 해외는 약 6% 증가한 244만대 판매 목표를 수립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K5를 비롯해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 등 올해 출시를 앞둔 신차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미국은 조지아 공장의 텔루라이드 추가 증산(기존 연간 8만대에서 10만대로 확대)을 통해 딜러들의 재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 있는 신차를 잇따라 투입함으로써 판매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럽은 탄소배출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차 판매 전략 수립에 집중할 방침이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의 경우 판매 전략의 전환,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딜러 체질 강화, 재고 관리 등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회복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편 기아차는 중장기 목표인 'Plan S'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Plan S의 주요 골자는 ▲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 ▲ 2025년까지 전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의 풀라인업 구축 ▲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 달성 목표 ▲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전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