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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노동자 덮친 '드랍' 공포…거리로 나온 넥슨노조
류세나 기자
2019.09.03 17:37:15
출범 이후 첫 집회…프로젝트 따라 운명 갈리는 고질적 병폐 지적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17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넥슨의 고용안정은 랜덤박스', '조직쇄신 핑계 그만, 고용안정 보장하라'


국내 1위 게임기업인 넥슨코리아 판교 사옥 앞에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노동조합 피켓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3일 오후 점심시간에 맞춰 삼삼오오 모여들던 넥슨 노조(스타팅포인트) 조합원들은 어느새 300명 가량 운집했고, 이들은 어색한 팔뚝질과 함께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 대표적인 단결투쟁가 '철의 노동자'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 자리가 어색하신 분들도 많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게임할 때도 욕 한 번 하지 않던 제가 노조를 설립하고, 또 집회까지 주도하게 된 건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시 갖춰 내부 면접을 보고, 떨어지면 주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이 과연 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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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이 3일 열린 넥슨코리아 판교사옥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배 지회장을 비롯한 넥슨노조가 지적한 문제점은 특정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이후 또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배치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만성적인 고용불안이다. 다른 팀으로 전배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입사과정처럼 거쳐 면접을 보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새로운 팀에 배치, 업무를 배정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선택' 받지 못한 자는 눈칫밥을 먹다가 결국 스스로 퇴사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사실 프로젝트 중단(드랍), 그리고 새로운 팀에 선택 받아야만 살아 남는 구조는 국내 게임업계에 만연한 근로형태다. 게임사 종사자들의 근속연수가 평균 3~4년 정도로 다른 업종들에 비해 짧은 이유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넥슨 노조가 출범 1년 만에 처음으로 거리로 나선 이유도 내부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한 사측의 고강도 프로젝트 정리 작업 때문이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정리되다 보니 재배치 가능한 일자리는 한정적이고, 자연스레 유휴 인력들이 발생한 것이다. 넥슨노조에 따르면 전사 규모로 약 200여명의 개발자들이 담당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잃었고, 현재 이 중 절반만이 회사 내에서 새로운 자리를 얻었다. 


대표적으로 넥슨이 지난 8년간 '프로젝트NT'라는 이름으로 개발해 온 '페리아연대기'도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드랍됐다. 개발자들은 당장 일을 잃었고, 해당 프로젝트 개발을 주도했던 정상원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 등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홍종찬 넥슨노조 수석부지회장은 도트게임 개발자를 예로 들었다. 홍 부지회장은 "도트 게임 개발에서 도트를 찍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사실 요즘 시대의 유행은 아니다. 다른 회사에 가면 별 가치가 없는 일을 한 개발자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프로젝트가 중단되도 다른 팀에 전환배치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면, 어떤 개발자가 도트를 찍으려 하겠느냐. 전문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고용부터 안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게임회사에 있어 혁신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며 "고용불안 공포 속에 혁신은 존재할 수 없고, 안정만이 혁신을 일굴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배 지회장은 "전환배치 면접에서 떨어져도 이후의 스텝에 대한 확답이 없다"면서 "넥슨을 비롯한 상당수 게임기업들이 가장 먼저 풀어야할 선결과제는 프로젝트 드랍이 곧 고용불안과 직결되는 형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넥슨 임원 내정은 확정적으로 보인다"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직원들에 대한 노동권을 존중해 달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넥슨 측은 잇단 프로젝트의 중단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넥슨 한 관계자는 "중단된 프로젝트 소속 직원에 대해선 전환배치를 적극 진행 중"이라며 "인력 감축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전환배치 등을)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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