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펀드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이하 MKIF)의 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이하 맥쿼리)이 일부 주주로부터 운용능력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맥쿼리의 운용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플랫폼파트너스)이 문제를 삼으면서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주력해온 맥쿼리의 펀드 운용 능력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 지분 3.17%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최근 이 펀드의 운용사를 맥쿼리에서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MKIF 주주가치 훼손 논란
MKIF 일부 주주는 맥쿼리가 펀드 운용사로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인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지난 2002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민간자본에 의해 개통됐다. MKIF가 고속도로를 관리·운용하는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휴게소에도 함께 투자해 펀드 수익을 극대화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맥쿼리가 MKIF의 휴게소 운용권을 한국민간운용권펀드(KPCF)에 저가 장기 임대하면서 수익에 오히려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KPCF 역시 맥쿼리가 운용하는 펀드다. 다른 운용사에 포트폴리오를 매각할 때도 적절한 가격인 지 여부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같은 운용사의 펀드에 저가로 장기 임대하면서 배임 행위가 아니냐의 의혹까지 낳고 있다. MKIF 주주 입장에서는 맥쿼리가 다른 펀드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고의로 MKIF의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휴게소 거래를 적절한 가격에 진행했는지 좀더 알아봐야 한다"며 "MKIF의 주주로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면 운용사 교체 요구는 정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프라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인프라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보수적이고 안정성을 중요시한다"며 "펀드나 포트폴리오가 구설에 오르는 점 자체를 펀드 운용사로서 능력이 저하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맥쿼리는 비핵심 자산 매각 차원에서 휴게소 유동화를 추진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경쟁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회사를 선정하는 등 공정한 과정도 거쳤다는 주장이다.
◆ 사업 재구조화 촉발된 9호선 사건
MKIF 일부 주주의 불만은 이미 오래전부터 발생했다. 특히 대부분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사업 재구조화를 촉발한 9호선 사건을 계기로 불신이 커졌다.
맥쿼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시도하면서 최소수익보장(Minimum Revenue Gurantee, MRG)제도가 대중으로부터 주목받고 공격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당시 MKIF는 지하철 9호선 운영사인 메트로9호선㈜을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었다.
비용 인상은 민감한 문제다. 세금이나 공과금, 대중교통비는 더욱 그렇다. 특히 외국계 투자기관이 국내 대중 교통비를 올리는 문제라 더욱 반감이 심했다. 결국 서울시는 요금인상과 관련한 운임변경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마무리됐지만 후폭풍이 있었다.
서울시를 건드린 대가는 혹독했다. 지하철 9호선은 '사업 재구조화'라는 역풍을 맞게 된다. 사업 재구조화는 쉽게 말해 보전 비용을 줄이는 작업이다. 물론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재계약인 셈이다.
다만 민자사업 포트폴리오를 담고 있는 펀드의 이익은 해칠 수 있는 것이 사업 재구조화다. 인프라 사업의 운영을 정부와 협의없이 독단적으로 내린 결과, 펀드의 이익까지 해칠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사태는 결국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 내 대부분 민자사업 포트폴리오들의 사업 재구조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맥쿼리는 9호선 요금인상에 실패하고 이를 다른 기관에 매각하게 됐다.
◆ 인프라 투자에서 MRG 제도란
MRG는 2000년대 초반 진행된 민자 인프라 사업의 계약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는 해외 투자자에게 시장을 개방했는데 국내에서 건설되는 도로, 항만, 다리 등 인프라에 민간 투자자 유치에 역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당근책을 제시하게 된다. 바로 매출 보장이다.운 영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사업자에게 최소수익을 보장해주는 MRG제도를 도입했다. 수익을 보장하는 곳은 정부다.
이 제도는 정부 재정에 손실이 크다는 이유로 2009년 폐지되긴 했다. 다만 폐지 내용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았다. 2000년 초반 정부가 MRG를 약조한 민자사업은 여전히 혜택을 보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 인프라 사업을 쓸어담은 맥쿼리가 MRG 제도의 큰 수혜자로 꼽힌다. 하지만 9호선 사건을 계기로 사업 재구조화가 이어져 펀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이전보다 저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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