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블루 쓰나미’ 여파로 미 증시의 하락과 함께 국내 증시도 동반 하락해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데이터센터 규제와 머스크 사업에 대한 정치적 견제 우려가 겹치며 낙폭이 컸다.
여기에 국내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을 검토하면서 이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합병 과정에서 보유 주식이 다른 법인 주식으로 바뀌면 한 주도 팔지 않고 양도소득세를 내야 할 수 있어서다. 오래전 테슬라를 사들여 평가이익이 큰 투자자라면 세금을 마련하려고 받은 주식 일부를 팔아야 할 수도 있다.
◆ 5000만원 오른 테슬라 주식, 신주로 받으면 세금 1045만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양사 이사회가 각각 합병을 검토할 특별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의 세 부담을 가를 변수는 합병 방식이다. 어느 회사가 존속하고 어느 쪽 주주가 기존 주식을 신주로 교환하느냐에 따라 과세 대상이 달라진다.
가령 스페이스X가 신주를 발행해 테슬라 주식과 맞바꾸면 세금 문제가 생기는 쪽은 국내 테슬라 주주다. 테슬라 주주는 현금 대신 스페이스X 주식을 받는다. 한국 세법상 이 교환이 양도에 해당하면 기존 테슬라 주식의 취득가액과 교환 당시 가액의 차이가 양도차익이 된다. 반면 두 회사 위에 지주회사를 새로 세우고 양사 주식을 모두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꾸면 국내 스페이스X 주주도 같은 문제를 안게 된다.
예를 들어 5000만원에 산 테슬라 주식이 교환 시점에 1억원이라면 양도차익은 5000만원이다. 그해 다른 주식 양도손익과 필요경비가 없다고 가정하면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4750만원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납부할 세금은 1045만원이다. 신주를 받은 다음 해 5월까지 이 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 종목코드도 그대로였던 로켓랩…국내에선 ‘양도’로 판단
미국 우주기업 로켓랩의 지주회사 전환이 선례다. 로켓랩은 지난해 5월23일 기존 보통주 1주를 신설 지주회사 보통주 1주로 자동 교환했다. 주주가 가진 주식 수와 의결권은 그대로였다. 나스닥 종목코드도 ‘RKLB’를 유지했다. 로켓랩은 미국 연방 세법상 주주가 교환 시점에 손익을 인식하지 않도록 거래를 설계했다.
국내에서는 판단이 달랐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첨부자료에 따르면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주주가 기존 주식을 넘기고 별도 법인이 발행한 주식을 취득한 만큼 양도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국내 법인 간 주식교환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세를 미루는 특례가 있지만 외국 법인 간 거래인 로켓랩에는 이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같은 거래를 놓고 국내 증권사별 세무 처리도 엇갈렸다.
◆ 테슬라에만 30조원 안팎…“실제 팔 때 세금 내게 해달라”
국내 투자자의 보유 규모는 테슬라 쪽이 훨씬 크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214억달러(약 28조5000억원)로 해외주식 1위였다. 같은 날 스페이스X는 28억달러였다. 실제 세 부담은 투자자마다 다르다. 같은 수의 테슬라 주식을 신주로 받더라도 낮은 가격에 사들인 주주일수록 교환 시점에 인식하는 차익이 크다.
지난 2월에는 해외 기업의 합병이나 주식교환으로 신주를 받은 국내 투자자에게 과세이연을 허용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이 요구하는 것은 신주를 실제로 팔아 현금을 손에 쥘 때 양도차익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결정한 주식교환 때문에 주주가 세금 낼 돈부터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달라는 취지다.
한편, 관련청원은 지난 10월22일 올라와 오는 21일까지 진행이 된다. 6일 오후 2시30분 현재 동의수는 2만9600여명으로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명의 59%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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