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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독과점 기업 ‘내리지 않는 가격’ 겨눈다
이수민 인턴기자
2026-11-06 14:04:59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규정 25년 만에 정비 추진…부당한 가격 결정·유지도 시행령에 명시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딜사이트DB)

[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독과점 기업의 ‘내리지 않는 가격’을 겨냥해 가격남용 규정을 손질한다. 원가가 떨어져도 높은 가격을 부당하게 유지하거나, 처음부터 과도한 가격을 매기는 행위를 시행령에 명시하기로 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01년 이후 개정되지 않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정을 25년 만에 재정비한다.


가격이 얼마나 바뀌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규정의 빈틈을 메워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오는 12월16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중 시행령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가격 올리지 않아도 남용…법적 판단 기준 확대


이번 개정에는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유지하는 행위까지 구체적인 규율 대상에 포함한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는 독과점 기업이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거나 조금만 내리는 경우만 규정하고 있다.


처음부터 높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원가가 떨어진 뒤에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행위를 제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공정위는 기존 규정에서 가격 상승의 '현저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가격남용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 상승의 판단 기준을 '현저히'에서 '상당히'로 완화한다. 가격을 부당하게 높게 책정했는지도 별도로 판단한다. 정당한 이유없이 공급에 필요한 비용보다 상당히 높고, 다른 시장의 동일 상품이나 유사 상품의 통상가격보다도 상당히 높은 경우가 대상이다. 두 조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이 같은 제도적 한계는 과거 생리대 가격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2018년 4월 유한킴벌리의 가격남용 의혹을 조사한 뒤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140차례 가격을 인상했으며, 이 가운데 102차례는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이뤄졌다.


기존 시행령은 가격 변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제품의 가격결정 자체를 규율하기 어려웠다. 기존 제품의 가격 인상률 역시 제조원가 등의 상승률과 비교해 현저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도 시행령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관련 규정은 그대로 유지됐다.


가격남용 논란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생리대 제조업체 3곳을 현장조사했다.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담합이나 가격남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업무계획에서도 식료품과 영화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시장구조와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가격남용 규율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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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거래까지 규제 확대…소비자 선택권도 보호


기존 시행령은 원재료 구매 방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유·무형의 재화나 용역에 대한 구매·접근·이용·이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확대한다. 거래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정보를 거래상대방과의 경쟁에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도 규제한다.


예를들어 플랫폼이 입점업체의 비공개 판매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해 해당 업체와 부당하게 경쟁하는 경우다. 판매자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거나 다른 구매 방법을 안내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막는 행위도 규율한다.


경쟁제한적 끼워팔기 역시 별도 유형으로 추가된다. 최근 공정위는 쿠팡의 와우멤버십과 쿠팡이츠 결합 사건을 심의했다. 지난 10월 쿠팡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영향력을 배달앱 시장으로 옮겨 경쟁을 제한했는지 확인했다. 기존 규정으로도 심의가 가능한 사안이지만, 이번 개정은 이러한 행위의 판단 기준을 시행령에 명확히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소비자 보호 규정도 구체화한다. 기존 법률은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행위를 금지했지만 시행령에는 구체적인 유형이 없었다. 개정안은 소비자에게 타당성 없는 거래조건을 부과하거나 상품·서비스의 품질을 현저히 낮추는 행위, 선택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 등을 명시한다.


규정을 구체화하더라도 실제 법 집행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개정안은 '상당히 높은 가격'의 구체적인 수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기업의 가격이 정상적인 비용이나 다른 시장의 가격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그 차이가 정당한지를 입증하는 과정이 중요할 전망이다.

공정위가 독과점 기업들의 가격 정책을 어떻게 바꾼다는 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기업이 가격을 부당하게 유지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어요. 기존에는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거나 조금 내리는 경우만 규정했지만, 앞으로는 원가가 떨어져도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처음부터 과도한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바뀌는 건데?
가격 상승 판단 기준이 완화되고 규제 대상이 유·무형의 재화로 확대돼요. 우선 가격 상승의 판단 기준을 '현저한'에서 '상당한'으로 완화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비용보다 상당히 높고 다른 시장의 통상가격보다도 상당히 높은 경우를 부당한 가격 책정으로 보고 규제해요. 또한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의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경쟁하거나,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막는 행위, 경쟁제한적 끼워팔기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요.
왜 이런 개정안을 내놓게 된 거야?
기존 규정으로는 가격 남용을 제재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2018년 4월 유한킴벌리의 가격남용 의혹을 조사했을 당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140차례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행령으로는 가격 상승의 '현저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무혐의 결론이 난 사례가 있어요. 공정위는 이러한 규정의 빈틈을 메워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예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남은 과제는 뭐야?
오는 12월 1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중 시행령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다만, '상당히 높은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실제 법 집행 과정에서 기업의 가격이 정당한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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