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인쇄회로기판(PCB) 공정장비 제조업체 태성이 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 데 이어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고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자금조달이다. 특히 안산 복합동박 소재공장의 증설과 양산체제 구축에 상당 부분을 투입할 계획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성은 7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날 공시했다. 당초 500억원 안팎으로 추진되던 거래지만 최종 발행 규모가 확대됐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는 발행 예정액을 웃도는 수요가 몰리는 오버부킹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는 DS투자증권이 발행주관을 맡았다. DS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IB영업팀을 신설하고 기업금융 사업 확대에 나선 증권사다. 조직 신설 이후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 영업 기반을 넓혀가는 가운데 태성의 대규모 메자닌 발행주관을 맡으며 관련 실적을 확보하게 됐다.
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 모두 0%다. 만기는 5년이며 전환가액에 별도 할증을 적용하지 않는다.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도 없다. 발행회사 측의 콜옵션은 발행총액의 40%로 설정했다. 태성은 현금 이자 부담 없이 중장기 투자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자금조달의 핵심은 생산능력 확대와 신사업 상용화다. 태성은 지난해 2월 약 90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신공장 건설과 설비투자 등에 투입했다. 지난 7월 준공된 충남 천안 신공장은 FC-BGA용 PCB장비 및 글라스기판, 복합동박 장비 제조 위주로 운영 중이며 최대 7000억원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경기 안산 성곡동에는 복합동박 소재공장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증설된 공장에서는 복합동박 제조장비뿐 아니라 소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PCB 장비 제조 중심에서 배터리 소재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구상이다. 기존 안산공장은 매각한 뒤 천안공장 장비, 안산신공장 소재 이원화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태성이 직접 소재 생산에 나선 것은 배터리 제조사 공급망 진입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복합동박은 PET·PP 필름에 구리를 얇게 도금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태성은 자체 개발한 롤투롤(Roll-to-Roll) 기술을 활용해 균일한 도금과 생산효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한 소재를 통해 고객사에 성능 검증 데이터를 제공하고 장비 및 소재 공급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PCB 장비의 수주 증가도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태성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지난 9월 초 기준 2200억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공장 이전으로 3분기 생산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10월부터 주말 없이 생산시설을 가동하며 밀린 물량의 출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회복세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50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투자 부담과 CB 전환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은 남아 있다. 추가 조달한 자금이 신사업 양산과 신규 매출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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