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급증한 데 이어 향후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경쟁사 인텔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PC 수요 둔화와 공급 차질과 투자 부담으로 향후 전망은 엇갈렸다. AMD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넘어 AI 가속기와 랙 단위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엔비디아 추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데이터센터 매출 97% 급증…AMD 역대 최대 실적
3일(현지시간) AMD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33억7700만달러(17조9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도 28억3200만달러(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다.
실적 성장을 주도한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85억4600만달러(11조4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영업이익은 28억8200만달러(약 3조8700억원)로 168%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4%에 달했다.
AMD는 서버용 에픽(EPYC) 프로세서의 수요 증가와 인스팅트(Instinct) MI450 시리즈 AI 가속기 출시가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필요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다.
향후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AMD는 4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증가한 170억달러(22조8000억원)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62억3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027년 전체 매출이 올해보다 80% 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이 내년 전체 매출의 약 8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 나란히 호실적에도 주가 희비…인텔과 엇갈린 전망
AMD의 호실적에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AMD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8%가량 상승했다.
이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대비된다. 인텔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65억1000만달러(22조1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데이터센터·AI 사업 매출도 78% 늘어난 73억달러(9조79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은 달랐다. 인텔 주가는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23% 급락했다. 다음 날인 30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6% 하락했다.
두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린 주요 요인은 향후 실적 전망과 공급 여건이었다. 인텔은 4분기 매출을 150억~160억달러(20조1200억~21조4600억원)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170억7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인텔은 서버 CPU 수요가 견조함에도 공급능력 부족으로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이스라엘 공장 사고에 따른 생산 중단과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PC 수요 약화도 실적 전망을 압박했다.
◆ CPU 넘어 AI 가속기까지…엔비디아 시장 공략
두 기업의 성장 전략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AMD와 인텔은 PC와 서버 CPU 시장에서 오랫동안 경쟁을 해왔다. 그러나 AMD는 AI 가속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며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인프라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AMD는 개별 반도체 공급을 넘어 랙 단위 AI 시스템으로 경쟁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AI 가속기 MI455X와 서버 CPU 베니스를 결합한 헬리오스(Helios)가 대표적이다. 여러 GPU와 CPU,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해 대규모 AI 연산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대형 고객사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AMD에 따르면 앤트로픽,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오라클 등이 초기 헬리오스 시스템에서 AI 모델과 작업을 구동하고 있다. AMD는 헬리오스와 차세대 서버 CPU의 생산 규모를 4분기부터 확대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GPU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AI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AMD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리사 수 CEO도 현재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공급망 협력사들과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가속기 경쟁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AMD가 엔비디아의 대안 공급사로 성장하면서 AI 인프라 구축 규모가 확대되면 HBM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서버 CPU 수요 증가 역시 서버용 D램 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